독서 자료

내 어머님께, 오월의 축제!

[중산] 2021. 5. 5. 06:32

내 어머님께

(AN MEINEㅡMUTTER)

 

비록 인사도, 비록 저의 편지도

오랫동안 드리지 못했어도, 회의에 잠기지 마세요.

 

마음속으로, 아들의 다정한 마음과 같으신데,

제가 마땅히 보내 드려야 했던 그 다정함이,

제 마음에서 사라졌나 하고.

 

아니에요, 깊은 강에 영원히 닻을 내리고 있는

바위만큼이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어요.

 

비록 강물이 심한 물결에 한번 휩쓸리다,

다시 부드러운 물결로 그 바위에 흘러서,

그 바위의 눈길을 빼앗아도, 어머님에 대한

따뜻한 마음은 제 가슴에서 멀어지지 않아요.

 

비록 삶의 폭풍이 고통에 채찍질을 당해 제 가슴에

휘몰아쳐 흘러도, 그리고 즐거움에 어루만져져 말없이

제 가슴을 가로막고 방해해 제 마음이 태양에 머리를

들지 못하고 그리고 사방으로 반사되는 햇살을 받지 못해도,

 

그래서 바라볼 때마다 어머님께 당신 아들이 당신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보여 드리지 못해도.

 

[해 제]

이 시는 1886년에 처음 발표되었다. 운율은 5각운(脚韻)의 약강격(弱强格)이고 각운은 없다. 이 운율은 괴테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보았고 당시 편지에 시를 쓸 때 즐겨 사용했다. 괴테는 라이프치히에서 당시 대학생들이 그랬던 거처럼 ‘방탕한’ 생활(“삶의 폭풍)을 즐겼다. 이런 대학 생활이 너무 즐겁다보니 어머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가로막고 방해“하고 있다고 변명한다.

 

“태양에 머리를 들지 못하고 그리고 사방으로 반사되는 햇살을 받지 못해도”는 이런 라이프치히 생활을 하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오월의 축제

(MAIFEST)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가

내게 자연은!

얼마나 반짝이는가 태양은!

얼마나 웃고 있는가 들판은!

 

각각의 가지에서

꽃들은 솟아나고

그리고 숲 속에서

수많은 목소리들

또한 가자의 가슴에서

기쁨과 환희가.

 

오 대지여, 오 태양이여,

오 행복이여, 오 즐거움이여,

오 사랑이여, 오 사랑이여,

 

저 높이 떠 있는

황금빛 아침 구름처럼

그렇게 아름답구나.

 

그대는 신선한 들판을

찬란하게 축복해,

꽃들로 자욱하게

세상을 가득 채운다!

 

오 소녀여, 소녀여,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대의 눈 얼마나 빛나며,

그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래서 종달새는

노래와 대기를 사랑하고,

그리고 아침 꽃들은

하늘의 향기를 사랑한다,

 

마치 따뜻한 피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듯,

그대는 내게 젊음과

기쁨과 용기를 준다.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라고 말이다.

영원히 행복하여라.

그대가 나를 사랑하듯이.

 

[해 제]

이 시는 1771년 5월에 괴테가 쓴 것으로 추측된다. 1789년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오월의 노래(Mailied)>로 괴테의 전집에 수록되었다. “각각의 가지에서 꽃들이 솟아나고”(식물의 세계), “숲 속에서 수 많은 목소리들”(동물의 세계), 즉, 자연과 인간이 완전히 하나가 되어 함께 “솟아 나고” 있다.

 

“사랑”과 “아침 구름”은 함께 ‘아름다운 것’이자 ‘신적인 것’이 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나”와 “종달새”와 “아침 꽃들”이 커다란 축제의 소용돌이를 그리면서, 사랑의 의미가 자연과 마찬가지로 무한한 우주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나”는 자연이며 축제를 벌이고 있는 “소녀”와 사랑하고 있는 “나”는 자연이며, 축제를 벌이고 있는 자연풍경과도 하나가 된다.

 

봄을 노래하고 있는 시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았지만, 모두 자연과 인간의 두 층위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 시에서 보여 주는 괴테의 언어는 자연과 인간이 모두 하나다.

 

여인을 사랑하는 시인의 가슴에서 터져 나올 것 같은 감정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용해해 “나”속으로 침투하게 만든다. 사랑을 노래하는 그 어떤 시가 이 시처럼 시인의 터질 듯한 감정을 자연의 모티프에 빗대어 이렇게 격정적으로 노래한 적이 있었던가! <오월의 축제>는 괴테가 쓴 최초의 위대한 시이며, 문학사에서도 한 획을 긋는 이정표가 되었다!

<‘괴테 시선Ⅰ(1757~1775)’에서 극히 일부 발췌,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임우영님 옮김, 지식을 만드는 지식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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