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으르렁대면서도 함께 사는 이유

[중산] 2022. 5. 17. 16:26

혼자 있는 시간의

고독 사용법

 

TV에서 ‘나 홀로 전원주택’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도심을 벗어나서 깊은 산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삶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혼자 사는 83세의 고령여성이 출연했는데, 온갖 꽃으로 가득한 공간을 천국이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가 거주하는 곳에는 철마다 온갖 꽃이 피고, 골짜기와 맞닿은 정원에는 남편이 생존했을 때 소중히 여겼던 작은 공간이 있는데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혼자 자급자족하면서 매일 아침 산에 오르고 앞마당에서 야채를 기르면서 살아가는 혼자만의 삶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동안 정말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에 나온 또 다른 인물로, 연령에 비해 젊은 얼굴에 교양이 넘치는 50세 남자가 있습니다. 그도 역시 노파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는데,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여기엔 아무것도 없지만 공기와 물이 더 없이 맛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웃는 얼굴 뒤에 외로움이 깊이 묻어 있었습니다. 가끔 도시에서의 화려했던 추억을 떠올릴 때면 그때가 몹시 그립다면서 회한에 찬 눈으로 산 너머 저쪽에 있는 도시를 향했습니다.

 

나는 여성의 얼굴에서는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보았지만 남자의 표정에서는 도시에 두고 온 것들에 대한 미련이랄까, 현재의 삶에 대한 불만이랄까, 그런 것들이 보였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음에도 한 사람은 천국이라고 말하며 살고, 다른 한 사람은 가슴속에 고독을 껴안고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우리가 입 밖으로 뱉는 말에는 자신이 경험해온 생활 배경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현재의 삶을 천국이라고 말하는 여인은 남편이나 가족과의 생활에서 느꼈던 과거의 행복한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남자는 소중한 것들이 모조리 사라진 지금 자신의 삶이 끝도 없이 공허하다고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리고 그것을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면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행복하거나 불행한 기분이 됩니다. 저마다의 인식에 따라 현실을 바라보는 감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똑 같은 상황을 바라보면서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릅니다. 그렇듯이 나를 둘러싼 현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결국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삶에 대해, 자신의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치는 삶의 방법론을 담은 책은 많지만 내게 맞는 것을 찾기는 어렵다. 타인의 방식이나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문제는 내가 던지는 ‘왜’라는 질문 내용을 나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왜 그 길로 가려고 하는가? 이런 물음에 내면으로부터 답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 기준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왜’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어야만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게 되어, 이제 그 길로 가는 일만 남게 되는 것이다.“

 

 

붗꽃
샤스타데이지

 

서로 으르렁대면서도

함께 사는 이유

 

주변에 만났다 하면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한때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나 사이좋게 지내온 연인들이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되었다면, 왜 그렇게 갈등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생깁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서로 미워하느니 헤어지는 게 낫지 않아?”

“같이 지내는 게 힘들면 안 보고 살면 될 거 아냐?”

 

당사자들은 싸움을 할 때마다 ‘이번에는 진짜 헤어지자!’. ‘정말 지긋지긋해!’ 하는 말을 쏟아내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깔끔하게 돌아서지 못하고 다시 한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헤어지게 되면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을까? 앞으로 평생을 혼자 살아야 할지 모르는데, 그건 정말 못 견디겠어!”

 

이런 모습은 심리학자의 눈에 혼자 남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현실에 집착하는 것으로 비칩니다. 특히 부부관계라면 혼자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보다는 지금의 남루한 환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외롭지 않다는 거짓말’ P215 중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은님 옮김, 홍익출판사>

* 이시하라 가즈코 : 작가이자 심리 카운슬러. 도쿄를 중심으로 <자기중심 심리학>을 제창하는 심리상담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도망치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을 비롯해서 ,무엇을 해도 오래 유지 못하는 사람의 고민이 해결되는 책>,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법>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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