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노래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던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던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 베르테르의 편지 :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남긴 글로 이뤄집니다. 젊은 베르테르는 로테를 만나 첫눈에 반합니다.
로테를 천사로 표현하고 그녀와 함께 춤추며 황홀해하지만 그녀에게 약혼한 사이나 다름없는 알베르트가 있다는 걸 알게됩니다.
'나를 사랑한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고부터 내가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는지! 내가...너는 그런 것에 대한 감각이 있으니 너한테는 고백해도 될 것이다. 나 자신을 얼마나 숭배하게 되었는지! '~
그는 로테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행복에 빠집니다. 그는 로테를 만나며 의기양양해하지만 알베르트가 돌아와요. 알베르트는 로테를 사랑하는 베르테르를 보고 승리감을 느끼고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된듯 보여요. 억지로 밝은 척하는 그를 로테가 알아차리고 맙니다. 베르테르가 찾아온 뒤면 알베르트와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로테에 대한 사랑을 체념한 베르테르는 죽음만이 그의 사랑을 완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로테를 향한 마지막 사랑의 표현까지 거절당한 베르테르는 결국 알베르트에게서 빌려 온 권총을 이용해 자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안녕, 로테! 영원히 안녕!"
이 눈을 뜨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정말 마지막입니다. 아, 이 눈은 이제 더는 태양을 보지 못할겁니다.
로테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베르테르와 불륜관계가 될 생각은 없지만 친구처럼 곁에는 두고싶다는 마음을 드러내주네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고 베르테르의 심리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잘 파악한 걸로 보여요. 그가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혼자 착각에 빠진 부분도 있지만 로테의 행동이 오해를 부풀릴 소지가 있는 느낌도 들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 번의 똑 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1923년 폴란드 출생.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문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다. 1945년 문단에 데뷔한 뒤, 첫 시집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여기>등 모두 12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독일 괴테 문학상, 독일 헤르더 문학상, 199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에서 극히 일부 발췌, 최성은님 옮김, 문학과지성사 출판>
이웃 사랑은 은총인가? 그대들의 동정은 은총인가? 만약 그대들에게 그것이 가능하다면 또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대들 자신을 은총으로 사랑하라!* 그러고 나면 그대들에게 그대들의 신은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타락과 구원이라는 이 모든 드라마가 그대들 자신 안에서 종말을 고할 것이다!
*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허무주의**의 궁극적 개념이다. 니체는 아모르파티를 외쳐 댔다. 자기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사람은 언제나 사랑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 달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실천이 이뤄진 뒤에, 그 사랑의 방향을 밖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이야말로 진정으로 건강하고 건전하며 의미 있는 것이 된다.
** 허무주의 철학은 삶이 허무하다는 인식을 전하기 위해서 철학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여기서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허무주의는 허무함을 통해, 그 허무함을 하나의 계단으로 삼아 한 단계 더 높이 오를 수 있는 시선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허무주의는 도래되어야 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참고 견뎌만 준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주어질 것이다.
이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니체는 허무주의라는 잔인한 철학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망치를 들고 우상을 깨며, 동시에 새로운 가치관으로 새로운 신을 찾도록 해 주는 것이다. 범종이 들려주는 맑은 종소리는 공과 무의 총합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위안의 소리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과 같은 논리인 것이다.
<‘아침놀. - 도덕적 선입견에 대한 생각들’에서 극히 일부 발췌,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동용박사님 옮김, 세창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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