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중산] 2023. 3. 29. 14:20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거리의 한 모퉁이,

그 어떤 도시에도 속하지 않은 곳,

소맷자락마냥 길게 늘어나서

다른 도시의 엇비슷한 거리들과

복잡하게 뒤엉킨 그곳에서

한 노파가 도둑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나른한 목소리로 고양이들을 향해

농담을 던진다.

고양이들의 연분홍빛 혓바닥이, 가녀린 난초가

여인의 손가락을 햝고 있다.

- 아담 자가예프스키

 

*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1982년에 출간된 <다수를 위한 찬가>에 수록된 <타인의 아름다움>에서 사르트르의 명제에 반기를 들며, “고독이 아무리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은 지옥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음악과 타인의 시에서, 타인이 창조해 낸 아름다움 속에서 위안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 부분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아담 자가예프스키지음, 최성은∙이지원님 옮김, 문학의 숲 출판> * 아담 자가예프스키 : 폴란드 리비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고, 시인이 된 이후에도 정부와의 마찰로 고국을 등진 채 외국의 도시들에서 쉼 없이 떠돌아야 했던 ’영원한 타인‘시인이다.

폴란드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밀로즈와 심보르스카를 잇는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는 시를 통해 쉼 없이 나와 타인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진다.

 

 

 

인권과 인간의 특권 - 우리 인간들은 실수를 저질렀을 때 실수한 문장을 제거하듯이 자기 자신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피조물이다*. 이런 제거 행위는 인류의 명예를 위해서, 혹은 인류에 대한 동정심에서, 혹은 우지 자신에 대한 반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인간은 자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생각하는 존재는 생각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도 해코지를 할 수 있는 그런 존재라는 얘기다.

 

 

횃불은 밝을수록 더 많이 닳고 지속 시간도 짧다

 

만능패가 되지 말라. 모든 탁월한 것에도 결점이 있는데, 너무 많이 사용되면 오용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탁월함을 탐내면, 결국엔 모두 불쾌해진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면 큰 불행이지만, 모든 일에 만능패가 되려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불행이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많이 얻어도 결국은 그것을 잃게 된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한때 받은 사랑만큼 미움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만능패가 가진 모든 종류의 완벽함은 차츰 닳아 없어진다. 그러면 초기에 받았던 진귀한 자라는 명성을 잃고, 평범하다는 불명예를 받는다.

 

이 모든 극단적 상황을 벗어나는 유일한 해결책은 탁월한 빛을 드러낼 때 중도를 지키는 것이다. 즉 완벽함이 넘치되 드러낼 때는 절제해야 한다. 횃불은 밝을수록 더 많이 닳고 지속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성을 얻으려면 자신을 덜 드러내야 한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 발타자르 그라시안 :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추간한 ,재능의 기술>을 더욱 확장한 책이<사람을 얻는 지혜>이다. 신부였지만 종교적 언급이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 않는다.

 

 

복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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