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자신 찾기!
나이 오십이 되면 우리들 대부분은 인생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뿐 아니라, 그 위치를 정의 내려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하라는 운명의 경고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남은 생애 동안 우리는 항상 삶의 명령에 새롭게 대면하게 될 것이고,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물론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또 자신이 찾은 답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갈 것이다. 그리고 이 나이가 되면 저돌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차분히 주위를 관조할 줄도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분들을 보면서 앞으로 자신의 인생 단계를 미리 살펴보기도 한다. 즉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의 거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세대 -우리를 앞서 갔거나, 우리와 동행하는 세대- 의 경험에 접근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경험을 이용할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을 위해서 그것을 변환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독서를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책들을 아직도 소장하고 있다. 책은 바로 우리보다 앞서 간 사람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독서, 가장 싼값에 살 수 있는 소중한 경험
상투적으로 표현하자면 책을 읽는 목적은, 정보, 지식(인식) 그리고 만족을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순전히 정보를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책을 읽을 때에는, 자신이 책을 통해 받아들인 내용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의 지식을 높이려 하거나 인격을 고상하게 만들기 위한 독서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 독서 방식에서도 내가 도대체 왜 이 책을 읽는지에 대한 물음은 생긴다. 또한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언제 읽을까?’라는 물음도 생겨난다. 한편 직업적인 필요 때문에 독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독서는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인식을 얻기 위한 독서를 통해서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서 얻는 자기의 간접 경험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참고로 오십대의 삶이 처한 상황은 고원과 비슷하다. 우리는 그곳에 서서 과거라는 계곡을 볼 수도 있고, 앞으로 서서히 올라가야 할 미래라는 산봉우리도 볼 수 있다. 그 많은 봉우리 중에서 어떤 봉우리를 밟고 싶은가? 우리를 그 봉우리로 이끌 지도는 책 속에 있다. 왜냐하면 책 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한 경험과 인식들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신이 읽을 것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사람은, 그 책이 자신이 찾고자 하는 인식이라는 퍼즐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 -그 사람들 중에는 정상에 도달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중간에 포기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의 경험은 인생의 길을 선택하기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들이 겪은 경험은 그 성패와 상관없이 독자에게 참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갔던 모든 세대들은 자신들이 성취할 인생의 파노라마를 꿈꾸었고, 자신은 비록 정상을 밟지 못한 사람이라도 자신들의 경험을 종이에 옮길 수 있었으며, 그 종이들은 책이라는 형태로 남아 우리에게 올바른 길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이 정상에 올라가야만 한다.
<“남자 나이 50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에서 일부 요약 발췌, 홀거 라이너스 지음 / 김용현 옮김, 한스미디어 >
<흰괭이눈>
괭이눈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괭이눈의 열매가 마치 밝은 햇볕에 고양이(괭이는 고양이의 방언) 눈의 동공이 세로로 수축된 모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