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중산] 2010. 12. 16. 22:52

 인생이란 -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우리의 출생 단계에서 좋은 소식이란 그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률을 뚫고 우리가 생명을 얻었다는 것일 게다. 나쁜 소식은 자기들이 대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잘난 척만 하는 부모들의 손에 자라게 될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또 이어지는 좋은 소식은? 많은 사람들이 가정에서 사랑과 안정을 느끼며 자란다. 반면 또 다른 나쁜 소식은 우리 중 거의 절반 정도가 부모의 이혼을 겪고 아버지와 많은 시간 떨어져 살아간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부모의 이혼을 두 번씩 겪기도 한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모든 일에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함께 따라다닌다. 사춘기, 연애, 결혼, 육아, 그리고 노화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단계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 때로는 내가 당한 사고와 같은 결정적인 트라우마조차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같이 몰고 온다. 나는 지금 아프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울화가 솟구치고 우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전신마비가 된다는 것에도 분명 좋은 점은 있다. 바로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최상의 주차 공간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뭐니뭐니 해도 화장실에 가기 위해 한밤중에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오늘 밤 여러분이 졸린 눈을 비비며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을 때 나는 침대에서 세상 모르게 푹 자고 있을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의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목이 부러졌을 때부터 비로소 내 영혼이 숨쉬기 시작했던 것 같다. 워낙 출발선부터 다르기 때문에 굳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만약 이런 사고가 없었더라면 나는 결코 지금의 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젊은이가 어머니와 함께 내 상담실을 찾았다. 그는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큼 잘생긴 열일곱 살의 청년으로 전신마비가 된 지 3개월이 되었다고 했다. 당연히 그 젊은이는 충격과 우울에 휩싸여 있었고 그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런 종류의 상담을 여러 차례 해보았기 때문에 그들이 길잡이를 찾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들은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싶어 했다.

 

 

상담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그 두 사람의 고민에 대해, 두려움에 대해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배뇨관 바꾸기, 변보기, 휠체어 수리하기 등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다음에는 어머니에게 자리를 피해달라고 한 후 젊은이와 나만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사고 이후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인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나는 그에게 우리는 눈과 목소리와 손가락과 입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섹스는 아마 그 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근사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꼭 끌어안고 있으면 거의 오르가슴에 도달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청년과 내가 따로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어머니가 들어왔고 나는 그들에게 우리 집을 보여주었다.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하고 침대에는 어떻게 올라가는지 보여주었고 간병인이 머무는 곳도 보여주었다. 공간을 분리해야 사생활을 침해받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부엌에서 요리 시범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 내가 직접 운전하는 밴으로 젊은이를 데리고 갔다. 차를 보는 순간 그의 눈이 반짝였다. 어머니와 아들은 처음 상담실에 들어올 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 보였다. 고맙다고 말하며 그들은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들은 미래의 잠재된 행복을 보았던 것이다. 나도 그들을 보며 활짝 웃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어머니와 아들은 상담실에서 나갔고 문이 닫혔다. 나는 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이 잘생긴 젊은이가 앞으로 겪어야 할 수많은 고통을 생각하며 울었다. 그리고 그가 느낄 혼란과 고독의 날들을 생각하며 울었다. 나는 그가 느끼게 될 갈망, 절대로 충족되지 않을 그 욕망들을 떠올리며 울었다. 나는 그 청년을 위해 울었고 나를 위해 울었으며 마침내 우리 모두를 위해 울었다.

 

 

이런 느낌을 솔직히 말하지 않았으니 내가 거짓말을 한 셈일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그 청년과 그의 어머니와 함께 집안을 돌아다닐 때는 그런 감정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한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내 인생은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소중하다. 나는 내 인생의 거의 모든 면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감사와 경외감과 사랑을 느끼며 살아간다. 내 인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축복이다.

 

 

그렇지만 역시 나는 많이 슬프다. 때로 헤어날 길 없는 절망감을 느낀다.

 

나이가 들고 내 요로도 점점 지쳐가면서 내가 지금 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도 역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 뭘까? 더 이상 우리 아이와 손자를 안아줄 수 없다는 것. 내 마음을 이토록 부자로 만들어준 수많은 사람들과 나를 행복하게 해준 모든 것들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좋은 소식은? 더 이상 휠체어를 안 타도 되고 배뇨관을 끼우지 않아도 되며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그때는 사람들이 흥겹게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고통 받지도 않고, 또 애써 태연한 척 연기하지 않아도 되리라.

 

 

요가에 이런 말이 있다. 경험하는 것은 사는 것이다. 설명하는 것은 거짓말하는 것이다.

 

인생을 온전하게 살아갈 때 나는 깊은 고통과 결핍감마저 느낀다. 나는 내 몸이 아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악화되는 것을 느낀다. 죽음이 한쪽 볼에 키스를 하고 그와 동시에 삶이 다른 한쪽 볼에 키스를 하는 것이 느껴질 때 나는 완전히 깨어나 생생하게 살아가며 절망과 허무와 고통을 느끼는 동시에 사랑과 감사로 충만해진다. 나는 다른 사람처럼 내 두뇌와 육체와 영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안다. 어쩌면 유일한 차이점은 내가 이 모든 것에 조금 더 예민하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또한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이다.

<“마음에게 말걸기”에서 요약발췌, 대니얼 고틀립 지음,문학동네 >

저자 대니얼 고틀립

심리학자, 임상심리의, 가족문제치료전문가. 고교시절부터 겪은 학습장애로 낙제를 거듭하여 대학을 두 번 옮긴 끝에 템플 대학교에서 학습장애를 극복하고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갈 퀴 나 물 ( Vicia amoena ),녹두루미! >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가축의 사료로도 쓰인다.  한방에서 류머티즘 동통, 관절통, 근육마비, 종기의 독기, 음낭습진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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