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개미 역사!

[중산] 2011. 5. 30. 08:31

 

개미

인간이 지구에 나타난 것은 기껏해야 3백만 년 전의 일이지만, 개미들은 1억 년 전부터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도시들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서 수천만 마리의 개체를 수용하는 거대한 돔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그런데 개미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을 살펴보면, 어떤 것들은 인간 문명의 현재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아주 이상하게 느껴진다. 우선 개미들은 대부분의 암수의 구별이 없다. 생식을 담당하는 암개미와 수개미는 사회의 전체 구성원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수개미들은 결혼 비행을 하면서 암개미에게 정자를 주고 나면 모두 죽어 버리고, 정자를 받은 암개미는 여왕개미가 된다. 그 뒤로는 여왕개미 혼자서 계속 알을 낳는다.

 

여왕개미는 공동체의 상황을 언제나 훤히 꿰고 있기 때문에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개체들을 양과 질의 측면에서 정확하게 제공한다. 따라서 각각의 개체는 역할이 미리 정해진 채로 태어난다. 개미 사회에는 실업이나 가난, 사유재산, 경찰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위계 제도나 정치권력도 없다. 개미 사회는 아이디어 공화국이다. 나이나 역할에 상관없이 저마다 사회 전체를 위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발상이 좋고 정보가 정확하다면 어느 구성원이 내놓은 의견이든 온 공동체가 그것을 따른다.

 

 

개미들은 농사를 짓는다. 개미집 안에 마련되어 있는 버섯 재배실이 그것을 말해 준다. 어떤 개미들은 장미 나무에서 진딧물을 방목한다. 개미들의 세계에도 목축이라는 개념이 있는 셈이다. 어떤 개미들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뭇잎 두 장을 꿰매어 천막을 치는 개미들의 경우에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개미들에게는 화학이라는 개념도 있다. 항생 작용을 하는 침을 이용해서 애벌레들을 보살피고 개미산으로 적을 공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건축 분야를 보자면, 개미들은 도시를 건설할 때 알을 보관하는 햇빛 방이나 먹이를 저장하는 창고, 여왕개미의 거처, 버섯 재배실 등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둔다.

 

 

그런데 만약 개미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이 노동에 종사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사실 전체 구성원 가운데 3분의 1은 잠을 자거나 한가로이 돌아다니면서 빈둥거린다. 또 다른 3분의 1은 쓸데없는 일을 벌이거나 심지어는 다른 개미들에게 방해가 되는 일을 저지른다. 예를 들면 지하 통로를 뚫는답시고 일을 벌이다가 일껏 만들어 놓은 다른 통로를 무너뜨리는 식이다. 나머지 3분의 1은 앞서 말한 사고뭉치들의 실수를 바로잡으면서, 도시를 제대로 건설하고 관리해 나간다. 이들이 있기에 도시 전체가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전쟁이 벌어졌을 때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투가 아무리 치열해도 모든 개미가 나서서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을 하든 안 하든, 전투에 참가하든 안 하든, 공동체의 성공에 기여하려고 애쓴다는 점에서는 어느 개미나 마찬가지다. 개미들에게는 집단적인 성취가 개인적인 성공보다 중요하다.

 

개미들은 자기네 도시 주위의 사냥감이 고갈되었다 싶으면, 모든 시민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가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그럼으로써 개미들의 도시와 자연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진다. 개미들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땅속에 공기가 통하게 하고 꽃가루가 널리 퍼져 나가게 하는 데 기여한다.

 

 

개미들은 성공한 사회적 동물의 본보기를 제시한다. 개미들은 사막에서 북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학적 환경을 차지했다. 개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떨어졌을 때도 살아남았다. 개미들은 저희끼리 서로 방해하지 않고 지구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역자, 이세욱, 임호경박사님,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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