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교과서의 사실들!

[중산] 2011. 5. 30. 08:36

 

국내에서 윌슨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무색할 만큼 노골적인 인종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예전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관례적으로 흑인을 뉴올리언스와 컬럼비아 특별지구의 세관이나 자금 운영과 같은 요직에 기용했다. 그런데 윌슨은 1912년 선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다수의 지지를 받았으나 그런 관행을 모두 없애버렸고, 심지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권을 제한하는 여러 가지 입법 조치를 시도했으나, 의회에 의해 거부되기도 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윌슨은 권력을 이용해 연방정부에서 차별 정책을 강행했는데, 내가 검토한 역사 교과서들 중 8종이 윌슨의 재임 기간에 있었던 그 오점을 언급하지 않았고, 윌슨의 인종차별 정책을 지적한 것은 4종뿐이었으며, 언급해도 한두 문장에 그쳤다. 그를 영웅으로 간주하는 교과서들은 백인의 관점을 취하고 있는데, 이렇게 사실을 은폐하면 학생들은 지도자와 국민의 상호관계에서 중요한 요소를 알지 못하게 된다.

 

 

교과서가 까다로운 사실들을 누락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지배계급의 압력과 교과서 채택위원회의 압력도 있고, 모호함을 피하고 싶은 욕구, 해악이나 갈등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마음, 나아가 아이들을 잘 통제하고 교실의 불화를 피해야 할 필요성,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게다가 과거에 관해 말할 때는 늘 공손해야 한다는 예절도 부담이다. 특히 우리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윌슨을 나쁘게 봐서는 안 되는 걸까?

 

 

원인이 무엇이든, 영웅화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지적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들에게 켈러나 윌슨 같은 위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은폐하면, 학생들은 지적으로 성숙하지 못한다. 이른바 디즈니판 역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참고로 디즈니랜드의 역대 대통령 전당도 위인들을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영웅적 정치가로만 소개한다. 아이들에게서 현실적인 역할 모델을 박탈하는 셈이다.

 

 

게다가 역사에서 인과성을 이해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예를 들어 미국이 니카라과를 열세 차례나 침략한 일을 언급하지 않으면, 1980년대에 그 나라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유를 이해할 수 없게 한다. 교과서는 역사를 여러 사상과 개인의 힘에 의해 이리저리 움직이는 흐름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교과서는 역사를 다 지나간 이야기로 만든다. 하지만 우리의 영웅들이 현실적으로 소개되면 우리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고, 우리가 행동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제임스 W. 로웬 지음,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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