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충동의 욕구!

[중산] 2011. 7. 14. 17:56

 

성장의 원칙, 충동의 욕구

인간의 모든 행동은 충동과 욕구라는 두 가지 원천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욕구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 행동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은 특정한 목적을 지향하는 욕구 대신에 특정한 행동을 지향하는 충동의 지배를 받는다. 충동은 인간 활동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욕구보다 더 근본적이다. 맹목적인 충동은 전쟁의 원천이 되지만 과학, 예술, 사랑의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충동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충동이 죽음과 퇴보를 향하지 않고 생명과 성장을 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충동이 배제된 채 목적과 욕구에 의해서 좌우되는 인생은 지루하다. 하지만 산업주의와 조직은 문명국가의 국민들에게 충동이 아니라 목적에 의거해서 생활하라고 끊임없이 강요한다.

 

 

사람들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당장 만족감을 주는 대상을 확보할 수 없을 때 자신에게 충족감을 줄 만한 대상을 마음으로 상상한다. 모든 욕구는 무엇이 부족함을 자각하는 순간과 그것을 충족시킬 기회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적인 간격에서 비롯한다.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힘인 의지는 꽤 멀리 떨어진 대상에 대한 욕구를 추구하면서 그로 인한 행동이 주는 고통 그리고 멀리 떨어진 욕구와 상반되기는 하지만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욕구와 충동의 끈질긴 유혹에 굴복하지 않는다. 이는 모두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지금까지의 정치철학은 거의 예외 없이 욕구를 인간 행동의 원천으로 보는 입장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지향하는 욕구 대신에 특정한 행동을 지향하는 충동의 지배를 받는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것은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소리 지르며 달리고자 하는 직접적인 충동이 있기 때문이다. 본능적인 행동을 야기하는 이런 충동은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어른들 자신이 아이나 개보다 합리적이라고 상상하고 싶어 하고 자기 행동에서 충동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를 깨닫지 못하도록 무의식적으로 은폐해 버린다. 그러나 이렇게 무모하고 강력한 충동은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동이 강할 때 그 충동을 충족하고 나면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대개는 잠재의식상의 선택적 주목Selective Attention에 의거해서) 스스로를 설득한다.

 

 

충동은 인간 활동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욕구보다 더 근본적이다. 충동은 부차적인 거짓 욕구들을 동반한다. 충동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은 그 충동을 충족했을 때 뒤따르는 결과를 원하고 있고, 그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이때 사람들의 행동은 그 자체가 동기가 된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책이나 그림으로 칭찬받고 싶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창조적인 충동이 고갈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사람은 어떤 일을 완수하고 나면 그 일에 차츰 흥미를 잃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예술 창작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직접적인 충동이며, 우리가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욕구는 다른 옷을 입은 충동의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은 흔히 이성이나 욕구의 활동이 아니라 충동의 활동에서 자라난다. 충동에는 공격적인 충동과 공격에 대한 저항의 충동이 있다. 이 두 가지 충동은 이성에 따라 활동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성과는 배치되는 상황에서 활동한다. 공격적인 충동에 부합하는 신념은 베른하르디(독일군장군)나 마호메트 시대 정복자들의 진술이나 <여호수아서>에서 발견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자신이 속한 집단이 우수하다는 신념, 자신들은 어떤 면에서 선민選民이라는 신념이다. 이런 신념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미덕과 악덕을 중시하는 태도, 그리고 자신의 집단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를 우월한 인종의 승리와 구원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태도를 합리화한다. 현대 정치에서 이런 태도는 제국주의로 나타난다.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버틀란트 러셀 지음, 역자 이순희 님, 비아북 >

 

저자 버틀란트 러셀

1872년 영국 웨일스 출생.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수학과 도덕과학을 공부했다. 화이트 헤드와의 공저 『수학원리를 출간하여 19세기 기호논리학과 분석철학의 기초를 만들었고, 1950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학과 철학뿐 아니라 과학, 역사, 교육, 정치학 등의 분야에서 4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여 20세기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식을 향한 그의 열정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지식 탐구뿐 아니라 사회주의자, 반전주의자라고 불릴 정도로 현실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평화주의자로 활동했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을 내며 핵무기 반대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1916년 영국 캑스턴 홀에서 진행한 〈사회 재건의 원칙이란 강연을 통해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그의 정치철학을 드러냈다. 그의 강연은 전쟁으로 불안해하는 지식인들과 영국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후에 미국에서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로 출간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다. 1950년에 영국 왕이 하사하는 메리트 훈장을 받았으며, 『결혼과 도덕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1970년 2월, 웨일스에서 사망했다. 대표 저서로는 『서양철학사, 철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행복의 정복, 게으름에 대한 찬양, 나는 이렇게 철학을 하였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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