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다섯 가지 씨앗, 오복
복에는 다섯 가지가 있기에 이를 일러서 오복五福이라고 했다. 다섯 손가락을 꼽아가며 간절히 소망하는 오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그리고 고종명考終命이다. 수壽는 ‘목숨 수’로 장수, 곧 오래오래 사는 것을 의미한다. 부富는 말할 것도 없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강녕康寧은 ‘편안할 강’에 ‘편안할 녕’이니 그냥 편안함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강이 건강健剛의 강이라서 결국 ‘몸 편함’과 ‘마음 편함’으로 이해하게도 된다. 요컨대 건강과 안녕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유호덕攸好德은 조금 성가신 말이다. 유攸는 ‘닦을 수修’와 같은 뜻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유호덕은 좋은 덕, 이를테면 착한 인격이나 품격을 닦고 수양한다는 뜻이 된다. 고종명考終命도 글자를 하나하나 캐면 쉽지 않다. 고는 ‘사고思考한다’고 할 때의 그 고이지만 엉뚱하게도 ‘죽음 고’, ‘마칠 고’ 말고도 ‘수할 고’, 이를테면 ‘장수할 고’로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수고壽考니 고명告命이니 하면 살 만큼 살다가 삶을 마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고종명도 수고나 고명과 같은 뜻의 말이다.
다섯 가지 복 중에도 유독 관심을 끄는 말은 다름 아닌 유호덕이다. 오래 건강하게 부자로 사는 것은 누구나 소망하는 바이다. 하지만 덕을 닦고 인격을 수양하는 것을 복으로 삼는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좋은 인격이 복이라니 정말 특이하다. 물론 좋은 인품을 갖추면 저절로 마음이 편할 것이다. 욕심이 지워진 마음은 봄바람마냥 푸근할 테니까. 남을 미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고 살갑게 대하면 자신의 가슴에는 청아한 가을 하늘빛이 어릴 것이다. 그 심정을 일러서 담연자약淡然自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체 누굴까? 인간이 누릴 다섯 가지 복 가운데 유호덕을 넣은 이가? 그의 높은 덕을 칭송하면서 우리도 그런 칭송을 들을 수 있도록 애쓰고 싶다.
<“행복”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김열규 지음, 비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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