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일상의 불안!

[중산] 2011. 10. 26. 12:10

 

 

일상의 불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간은 최소한 순간적이나마 자신이 원치 않는 3가지 감정을 경험한다. 불안과 우울과 분노가 그들이다. 이들은 불쾌감의 세 얼굴이다. 바로 이 세 감정이 조절되지 못할 때 대부분의 정신병이 유발된다. 이런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은 그것을 없애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감정들을 몰아내는 문제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들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하나를 다른 하나와 구분하는 지혜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불쾌감에 대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이 책의 중심 주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하나다. 나를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되는 때는 언제인가? 비록 힘들다 해도 내가 부정적인 감정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감정적인 삶보다는 외부적인 삶을 바꿔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다.

 

 

내면의 궂은 날씨: 대체로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상황을 비극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단지 신경증환자나 우울증환자, 공포증환자, 또는 폭발적 성격을 지닌 사람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당한 시간을 그런 정신으로 살아간다. 괴테는 한평생 완전하게 행복했던 날은 이틀 정도였다고 한탄했다. 나는 내 삶이 순조롭게 흘러갈 때(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일과 사랑과 놀이 모두가 안정적인 경우) 뭔가 잘못된 일이 눈에 띄기라도 하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전자레인지가 고장났다는 비극적인 사건을 접한 나는 곧 서비스센터에 씩씩대며 계속 전화질을 해댄다. 새벽 4시의 걱정, 통화중 신호, 욕설과 비난. 나는 이 사소한 문제 때문에 중요한 일들이 몽땅 헝클어질 때에 못지않은 심한 불쾌감을 경험한다. 나는 이런 비합리적인 정신상태를 불쾌감의 보존이라 부른다.

 

 

불쾌감은 왜 이렇게 흔한 것일까? 그것은 왜 보존될까? 불안과 분노와 슬픔은 왜 우리네 삶의 많은 영역에 침투하고, 특혜 받은 미국인들의 삶에서 그 많은 성공이나 풍요로움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일까? 러시아 심리학자 블류마 제이가르니크(Blyuma Zeigarnik)는 인간은 성공과 완성보다는 미해결된 문제, 좌절, 실패, 그리고 거절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개의 불쾌한 감정 각각은 우리에게 인생을 변화시키도록 채근하는 끈질기고 불편하고 기분 나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니, 그 감정 자체가 이런 메시지다. 일상적인 불쾌감과 마주할 때 우리는 문명을 가능케 하고 수렵채집 생활을 농업으로, 동굴벽화를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일식과 월식에 놀라던 마음을 천문학으로, 그리고 도끼 손잡이를 스텔스 폭격기로 변화시킨 바로 그 마음 상태와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감정은 특정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정한 행동을 자극한다.

 

 

정신의 혀: 우리의 혀와 손은 대체로 자체의 삶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의식적으로 기본모드 상태에서 불러내 우리의 명령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의지의 통제 하에 둘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움직인다. 그들은 작은 불완전 요소를 찾아 입 전체와 피부 표면을 점검하고 뭐 잘못된 것이 없는가를 살핀다. 불안은 우리의 정신적인 혀다. 그것의 기본 모드는 잘못될 여지가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우리의 의식적인 동의 없이도 우리가 잠을 자며 꿈이나 악몽을 꿀 때조차 우리의 전체 삶을 정밀 검사한다. 뭔가 불완전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우리의 일, 사랑, 여가생활을 점검한다. 만약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그것은 더 끈질기게 소리를 질러대며 우리 잠자리를 불편하게 하고 식욕을 없앤다.

 

 

그러나 불안이 당신을 위해 하려는 일을 우습게 보지는 말아라. 불안은 고통을 주는 대가로 당신이 더 큰 시련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며 대비하게 한다. 심지어 그것은 그 모든 어려움을 피할 수 있게 해줄지도 모른다. 당신의 불안을 자동차 계기판의 깜박대는 연료부족 표시등이라고 생각하라. 그것을 꺼버리면 얼마 동안은 마음도 덜 심란하고 더 편안해질 테지만, 자칫하면 그 때문에 자동차의 엔진이 타버릴지도 모른다. 얼마쯤의 불쾌감은 수용하고 유의하고 심지어는 소중히 여겨져야 한다.

 

<“아픈 당신의 심리학 처방전”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마틴 셀리그만 지음, 역자 권오열님, 물푸레>

▣ 저자 마틴 셀리그만

마틴 셀리그만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이며, 학습된 무기력의 권위자이고, 전 미국심리학회 회장이다. 그는 긍정심리학을 통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프로이드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심리학자인 그는 현재 펜실베이니아대학 심리학과 교수이자 펜실베이니아대학 긍정심리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플로리시』, 『긍정심리학』, 『낙관성 학습』, 『아픈 당신의 심리학 처방』, 『낙관적인 아이』를 비롯한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 셀리그만 박사의 연구는 애틀랜틱 자선재단, 국립정신건강협회, 국립노화협회, 국립과학재단, 교육부, 맥아더재단, 탬플턴재단, 그리고 구겐하임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잎꿩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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