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내가 걱정한다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금리가 급등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미래의 위험요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더블 딥 불황의 원인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금리가 급등한 데 있다. 회의론자들은 현재 부채 수준이 높기 때문에 금리를 1~2%만 올려도 금융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오랫동안 뚜렷한 통화 축소를 미루려고 애를 쓰고 있다. 금리가 생각보다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무르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시장근본주의자들의 사고방식과 반대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바로 전체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곧 콜금리와 단기채 금리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이 민간 투자자들의 견해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리먼사태 이후 심각한 불황 때문에 앞으로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은행들은 실업률이 상당히 떨어지고, 과잉설비 상황이 해소되고, 물가상승폭이 커지거나, 인플레이션 전망이 뚜렷하게 악화되는 경우에만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 우리가 금리가 오랜 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경제활동을 지지하고 고용을 촉진하는 정책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이처럼 총수요관리정책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가 자본주의 4.0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자본주의 3의 경제이론에서는 이런 적극적인 접근을 아주 꺼렸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3의 핵심은 거시경제정책은 인플레이션 통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경제활동과 고용이 무너진 뒤에 인플레이션은 사라져 버렸다. 덕분에 중앙은행은 자신들이 아직도 물가인상 억제를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중앙은행들은 실업률을 억제하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저축률이 구조적으로 높은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기도 하다. 1940~1950년대 당시 미국인들은 소득 대비 오늘날보다 거의 2배를 저축했다. 이렇게 저축된 돈들은 전후 재건과 이후 세계적 호황기의 대규모 투자에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이처럼 저축률이 높고 투자가 활발하며 저금리가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을 중국에서 볼 수 있다. 늘어난 저축액이 투자에 사용되도록 만드는 것이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과제이다. 이렇게 하려면 정책결정자들은 반드시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4.0”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역자 위선주님, 컬처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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