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홀스또메르!

[중산] 2021. 8. 22. 06:37

홀스또메르!

 

<<홀스또메르>>는 인간의 탐욕을 비판하는 톨스토이의 중편소설이다. 주요 내용을 간략히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시의 나는 나를 특정인의 소유로 부르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납득할 수 없었다. 살아있는 나를 두고 나의 말(馬)이라고 부르는 것은 나의 땅, 나의 공기, 나의 물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게는 이상하게 여겨졌다.

 

사람들은 삶에 있어 실제 행위가 아닌 언어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인간들 세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간주되는 말들의 중심에는 나의, 내 것의, 나만의 라는 것들이 있다. 심지어 땅도, 사람도, 말(馬)도 그 대상이 될 지경이다.

 

그게 그거인 똑 같은 물건을 두고도 단 한 사람만이 나만의 것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약속을 해댄다. 그리고 그들끼리 정한 이와 같은 내기에서 나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을 가장 많이 선점한 사람을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많은 이들이, 가령 나를 두고 자기의 말이라고 불렀으나 나를 타고 다닌 이는 정작 그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었다. 먹이를 준 이도 그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내게 은혜를 베풀어 줬던 이 역시 나를 자기의 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아닌 마부와 마의(馬醫), 그리고 나와는 하등의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훗날 관찰의 반경을 넓혀 살펴본 결과 나는 우리, 나의 것이라는 개념 자체가 본래 저급하고 동물적인 인간의 본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이른바 소유 의식 혹은 소유권이라 일컫는다.

 

사람들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 마음에서 우러나와 좋다고 여기는 일들을 위해 애쓰기보다 자기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상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바로 여기에 우리네 말(馬)과 인간들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나는 이제 확신한다.

 

고로 인간보다 우리가 더 우월한 여러 이유를 차치하고라도 바로 이 사실만으로도 감히 위계적 존재인 자연의 사다리에서 우리가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노라~.‘

 

 

‘이날은 나를 채찍질 했고 더 빨리 달리라고 채근했다. 난 난생 처음으로 페이스를 놓쳤다. 수치스러운 마음에 다시 제대로 달려보고자 했으나, 채찍을 후려갈겨 나를 사지로 몰아넣었고, 그날 밤 난 밤새도록 온몸을 덜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한 노파가 장사꾼으로부터 나를 샀다. 마부를 늘 매질했다. 마부는 내 마방에서 울곤 했다. 그때 비로소 나는 눈물에서 답답한 마음을 녹이는 짠맛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톨스토이의 ‘낯설게하기’

 

얼룩빼기 말 홀스또메르는 종족 위계 질서상 말들이 적어도 인간보다 더 상위에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톨스토이는 <<홀스또메르>>에서 말(馬)을 대신하여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말은 사유 재산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하면서 하나의 답을 찾으려고 시도한다.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재산은 사람들의 삶에 있어 지나치게 무의미한 현상인 것이다.

 

톨스토이는 <<부활>>의 재판 장면도 ‘낯설게하기’기법으로 묘사한다. ‘낯설게하기’는 독자들의 시각을 넓히면서 예술적 효과를 강력하게 지닌다. 그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그것은 완전히 무정부적이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세계관을 알릴 방법과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생각에 공감할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철학에서는 이 기법을 ‘낯설게하기’라 부른다. 이 용어는 ‘낯선’이라는 단어에서 비롯된다.

 

기법의 핵심은 익숙한 대상을 새로운 시선, 즉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톨스토이는 어떤 물건을 익숙한 명칭으로 부르지 않고 처음 본 것처럼 묘사하며, 사건 또한 익숙한 일이 아닌 처음 일어난 일처럼 묘사한다.

 

교부신학에 적용하는 ‘낯설게하기’는 톨스토이의 의도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하고 건전한 잠재력을 갖는다. 사원에 처음 발을 디딘 아이들에게 이는 색다르게 보인다.“늙은이들이 금실로 수놓은 ‘비단 포대’를 입고 있으며, 사람들은 무릎을 대고 서 있다가 이후 널빤지에 입을 맞추는 모습‘으로 말이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본래 ‘두 눈을 크게 감은 채로’ 살아가며, 자기 자신과 정언 명령 사이에 그럴듯한 자기기만이라는 벽을 세운다고 말한다.

 

톨스토이의 맥락에서는 “낯설게하기‘가 아닌 ’타자화‘라고 말하는 것이, 그리고 대상의 낯선부분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다른 측면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낯설게하기‘와 ’타자화‘라는 단어들의 어원은 하나다. 톨스토이 방법의 철학적 의미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타자화‘라고 일컫는 것이 더 정확하다.~

 

<레프 톨스토이 중편소설‘홀스또메르’에서 극히 일부 발췌 요약, 톨스토이 지음,한현희님옮김, 뿌쉬낀하우스출판>

 

홍학
개울가 이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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