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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혼식!

금혼식 언젠가 그들은 완전히 별개의 존재였고, 물과 불처럼 확연하게 구별됐었다. 서로의 다른 점을 맹렬히 공격하고픈 열망을 간직한 채 뺏기고 빼앗기를 반복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들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서, 내 것이 네 것이 되고, 네 것이 내 것이 되었다. 한때 찬란히 작렬하던 번개가 자취를 감추고 난 후 서로의 품 안에서 투명한 공기가 될 때까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해답이 주어졌다. 어느 고요한 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성별의 구분 따위는 점차 희미해지고, 비밀은 전부 불에 타버렸다. 흰 바탕 위에서 모든 빛깔이 자유롭게 섞이듯 공통된 성향 안에서 상반되는 기질들이 어우러졌다. 둘 중에 누가 두..

독서 자료 2023.05.07

오월을 맞으며!

오월을 맞으며! 신록을 바라다보면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오월을 유난히 좋아하신 피천득님의 시 일부이다. 오월은 향기로운 순백의 찔레꽃에서 부터 붉은 장미꽃, 노란 유채꽃, 아름다운 패랭이꽃, 진청색의 붓꽃들이 연두색 잎 새들과 조화를 이루며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계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잿빛 옷에 봄꽃만 걸친 삼사월보다 화사한 꽃과 신록이 있는 오월을 두고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특히 이 달은 나를 있게 해준 가족친지 분들과 교감을 나누고 감사를 표하는 달이기도 하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은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 딸 사랑 해!“ 우리는 으레 오월이면 이런 끈끈한 정을 한번쯤 더 되뇌어 보게 된다.   20세기의..

카테고리 없음 2023.05.03

두 번째 인생!

칼 융은 “건강한 사람은 반드시 두 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후반부를 다 경험하는 것은 아니나 많은 사람이 중년쯤에 전환을 한다고 했다. 이런 전환은 대부분 서서히 찾아오지만 어떤 사람은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철학이 갑자기 변해 후반부로 바로 들어가기도 한다. 억세게 운 좋은 이들은 이미 스무 살도 안 되는 나이에 혁명을 시작해 자기 삶을 전설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젊은 날에 자기 길을 선택한 사람은 이미 20대 초반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북소리만 따라가“ 이른 성공을 이룬다. 이들의 인생은 낙타의 단계는 거치지 않았거나 그곳에는 짧게 머물고 바로 사자와 어린아이로 변한 후 세상 속에서 빛을 내며 초인이 되기도 한다. 자기 길..

독서 자료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