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지식인의 서재

[중산] 2020. 9. 28. 17:51

“내 서재는 바깥세상하고 상관이 없어. 서재가 그냥 마을이고 숲 속이고 자연이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지. 여기는 깊은 숲 속이고 놀이터야. 편안한 곳이지.”

 

“책을 읽으면 정신이 부자가 되어서 세상을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정신이 가난한 건 정말 불쌍한 거야. 아무리 좋은 차를 타고 돈이 많아도 정신이 풍요롭지 못하면 초라해 보이고 허약한 삶을 살게 되는 거지. 책을 읽어야 영혼이 풍족해질 수 있어. 차근차근 조금씩 넓고 깊은 정신의 세계와 땅을 갖게 되는 거야. 그래서 난 또 부자야.”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책을 읽어야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게 되는 거야. 인류와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면 책을 봐야 해. 문학적 감성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계를 제대로 보게 해주는 힘이 되는 거야.”

 

그래서 책을 안 읽는 사람과 만나보면 지루하고 고루하고 답답하고 형식적이고 삶의 맛을 느끼지 못해. 캄캄해 그냥.“

“자연은 늘 완성되어 있어. 꽃이 피든 낙엽이 지든 열매를 맺든 매 순간이 완성된 상태인 거야. 그걸 볼 줄 알아야 해. 그래야 삶이 행복해. 자기가 하는 일만 알면 좁아져. 책을 봐야 무궁무진한 세상을 볼 수 있는 거야.”

 

그는 숲 속에 사는 행복한 시인이다.

책으로 가득 찬 서재를 병풍 삼아 책상 앞에 앉아 방문을 열면 산과 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누워서도 보인다. 두 평짜리 작은 서재지만 그에게는 서재 그 이상의 공간이다.<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서재>

 

 

“서재는 사유의 숲이에요. 저는 이곳에 있으면 울창한 숲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이 사유의 숲에는 영혼을 정화해주는 나무도 있고, 좌절 앞에서 지혜를 속삭여 주는 나무도 있어요. 책은 나무로 만들어지니까, 저는 숲은 통째로 갖고 있는 거예요.”

 

“수집하기 위해 모으는 게 아니라서 값비싼 책은 없어요. 화장실에 가서도 읽을 수 있고 여행 갈 때 가져갈 수 있는 책갈피가 너덜너덜해져도 상관없는 책들이에요. 나의 책들은 모셔지는 책이 아니라 철저히 나에게 봉사하는 책, 나를 섬기는 책입니다. 값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만이 나에게는 값진 책이에요. 읽지 않고 모셔놓을 책은 여기 없어요.”

 

“독서를 만 권 이상 하고나면,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들이 많지 않아요. 같은 사실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게 많지요. 아주 독특하다고 생각되는 책은 10퍼센트나 될까요? 그래서 이제 저는 ‘아 이것은 정말 새롭다.’ 하는 것만 골라내어 독서를 하죠.”

 

그의 공간에는 사람들의 흔적이 많다. 그 공간에서 그가 가장 아끼는 것은 여행객들이 써놓은 방명록이다. “저에게는 명작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는 책이 예요. 이곳에 온 이들이 사유한 것을 풀어놓은 거라서 여기에 있는 글들은 너무나 소중하죠.”<솟대 예술작가 이완수의 서재>

 

 

“인문학에 발을 디디고 그 맛을 아는 순간, 어느 누구도 인문학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다고 나는 장담해요. 그 매력이라는 게 책 몇 페이지, 혹은 책 몇 줄에 세상이 달라 보이는데, 어떤 연속극이며 어떤 스포츠인들 그 즐거움을 당할 수 있겠어요.”

 

그는 조금 더 인문학의 중요성을 말했다.

“우리의 삶은 모두 인문학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거예요. 인문학적인 필터나 인문학적인 용해가 안 되면 인류의 삶을 ‘지식과 지혜’라 할 수없어요.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곳, 깊어질 수는 있어도 나올 수는 없는 그런 세계가 독서죠.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독서입니다.”

 

독서는 ‘약간의 낯섦’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 ‘약간의 낯섦’은 자유라고 표현된다. 언제든 관둘 수 있고 어려우면 집어던질 수 있는 것, 반대로 모든 걸 포기하고 매달릴 수 있는 것, 이것이 독서의 기본적인 지평이라는 것이다. 그의 독서 세계에서는 책은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고, 반드시 끝까지 봐야 하는 것도 아니고, 피와 살이 되어야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전공자가 전공 책을 깊이 보는 건 독서라고 할 수 없지만, 물리학자가 역사책을 보는 것은 독서가 되는 거죠. 역사적인 관점이 물리학자의 삶을 변화시키고 넓혀줄테니까. 그것이 독서의 특징입니다.”

 

“책 안에서 다른 책을 소개하면 그걸 읽고 싶어서 미치는 거예요. 내가 가지고 있는 책 가운데서 못 찾으면 다시 살 수밖에 없지요.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읽고 싶은 책이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2~3일은 눈에 아른거려서 다른 일에 방해가 될 정도예요. 그래서 나는 혼자 늘 바빠요. 할 일이 늘 있지요.”

 

“책이 책을 사도록 만드는 경계선이 있는데, 거기까지 가야 비로소 독서의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겁니다. 책을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의무감으로 읽어내는 건 독서가 아니죠. 그건 독서의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 책에도 책 격이 있어요. 사람도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품격이 올라가듯 책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멋진 옷을 입어야 품위 있는 책이 되는 겁니다.”

 

“책을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고, 성장에 도움이 되고, 인생의 길을 가르쳐 주고, 심지어는 삶의 요령까지 가르쳐준다는 식으로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책이라는 건 그 자체로 근본적인 매력이 있어서 나름대로 삶을 영위하는 안목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책이 삶의 일부로 들어오거든요. 그때 하는 것이 독서입니다. 게다가 책을 읽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얼마나 좋은 삶이겠어요?“<북 디자이너 정병규의 서재>

 

 

이효재, 그녀는 자연 속에 살고 있다. 그녀가 사는 풍경은 한 권의 시집이다. 그녀의 움직임, 보자기를 싸는 손길, 정성을 들여 만든 소품, 집안에 들여 놓은 자연에는 삶의 이야기가 묻어나 시를 이룬다.

 

“ 이 나이에 책을 읽으려고 하니 글씨는 잘 안 보이고 전등불은 희미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시를 읽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녀는 그렇게 일상 속에 시를 품고 산다. 60세가 되면 시를 쓸 거라는 그녀는 그렇게 시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나이가 책으로 찡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그건 성장기 때 이야기죠. 하지만 과거에 책을 읽고 찡했던 감성들이 지금의 나를, 이런 인성을 만든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은 진솔하게 한 사람의 생을 다룬 이야기들이 좋아요. 옆 집 사람 이야기,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구요. 소설보다는 압축적인 시가 좋아지고요.”

 

“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몰랐어요. 오십이 넘어서야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았죠. 제가 겪은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그게 다 책 때문이에요. 책에는 교훈적인 내용만 있잖아요. 책만 보고 사람들하고 교류하지 않으면 나처럼 장애자로 살게 되는 거예요.”<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의 서재>

 

 

“여기 화장실이자 샤워 실인데, 여기에도 책장이 있어요. 서가가 있다고 해서 거기에만 주저앉아서 책보고 그러지는 않아요. 앉아서 읽은 적이 별로 없어요. 누워 읽고, 자기 직전에도 읽고, 자다 깨면 또 읽고 그러는 거죠.”

 

“나는 책을 보기 위해 서재를 만든 게 아니에요. 이 안에 즐겁게 놀고 맛있게 먹으려는 거지. 나는 자연과 노는 게 직업이라서 노는 게 싫증나면 책을 봐요. 나는 학자가 아니라서 책 보는 게 너무 즐거워.”

 

“역사책을 읽다 보면 흥미 있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런 것들을 찾아서 읽어 가면 돼요. 어떤 역사 속의 인물이나 사건이 흥미롭다고 느껴지면 그것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 거죠. 그러다 보면 조금씩 알아가게 되거든요.”

 

만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걸으면, 가슴속에서 온갖 더러운 것이 제거되어 절로 구학이 마음속에서 생기고, 산수의 경계가 만들어져 손 가는 대로 그려내니 이 모두가 이루어진 것이 산수의 전신이다.  -동기창의 <화론>중에서.

 

중국의 화가 겸 문장가인 동기창의 말인데, 지금 그의 수첩 맨 앞에 적혀 있는 문구다. 그는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앞에 써 놓는다.

 

“재미있는 점은 동기창이 5백 년 전에 이 말을 했는데, 1천 년 전에도 소동파가 똑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거예요.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의 여행을 떠나라.‘는 소동파의 이야기를 더 정리한 게 동기창의 말이죠.

그런데 더 앞서는 사마천이 또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을 일컬어 흔히 “독만권서(讀萬卷書)하고 행만리로(行萬里路)했다.“고 한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했다는 뜻이다.

 

작가 배병우에는 여행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책 속의 여행과 공간 속의 여행. 머리로 하는 여행과 발로 하는 여행. 이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와 여행은 서로 닮아 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는 일이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자연 속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배병우. 예순이 넘은 지금도 그는 늘 꿈을 꾼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서재>

 

“제 글쓰기의 바탕은 책에서 온 거예요. 그중에서도 어릴 때 읽은 책에서 온 것 같아요. 어린이 책들을 보면 쉽고 명료하게 쓰여 있잖아요. 더구나 어릴 때는 감수성이 예민하니까 글을 읽으면 굉장히 흡수가 잘 되죠. 어릴 때 중요한 문장 형식은 기억에 잘 남아요. 삽화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게 많지요. 그런 것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독서도 예술 감상과 같은 감상이 될 수 있을까? 그는 그렇다고 말한다. 감상은 대상을 대할 때 자기 안에서 느낌이 일어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전달해주는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책을 읽다가 이런저런 느낌이나 생각이 떠오른다고 그것을 독서의 방해요소로 볼 필요는 없다.

 

때로는 책을 덮은 뒤 그 느낌과 생각을 좇아 상상을 이어나가고 이를 책 귀퉁이나 메모지에 적어놓는 것도 좋다. 느낌과 상상과 결합한 지식이 진정으로 살아있는 지식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남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아이디어를 펼치기 위해 책을 읽는 것도 더욱 중요하다. 그런 까닭에 그는 가장 좋은 책이란 나만의 상상과 아이디어, 영감을 펼칠 수 있게 자극을 주는 책이라고 했다. <아트 스토리텔러 이주현의 서재>

 

승효상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책이란 저자의 주장을 담아 독자를 설득하는 거잖아요. 그것에 쉽게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책은 저자의 생각이고 내 의견은 또 다르게 존재하는 거니까 책에 너무 빠져서 경도되지 않으려는 거죠.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겁니다.”

 

‘책은 남독(濫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편독을 해서는 한 방면에 빠져 휩쓸려 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 좋아요. 그러다 읽고 있는 책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으면 나와 인연이 없는 책인 거죠. 반대로 뭔가 비수처럼 꽂히는 게 있으면 그것이 그 책과의 인연인 겁니다.

 

그렇게 수백 권의 책을 남독하다보면 자기만의 책류(類)가 형성되는 거죠.” 자기만의 책류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는 건축을 인문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철학과 건축은 상통합니다. 철학가 중에 건축가 출신도 많고요. 건축을 통해 철학을 실현하는 사람도 많아요. 왜냐하면 건축이라는 것이 대단히 논리적이지 않으면 세워지지 않거든요. 건축의 논리를 통해 철학의 논리를 세워가는 거예요.”

 

그의 영성을 건드린 책 <침묵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함께 아직까지도 그가 몹시 귀하게 여기는 책이다. “침묵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를 말해줍니다. 인간의 존재 의미 때문에 필요한 거죠. ‘침묵을 모르는 도시는 몰락을 통해서 침묵하게 된다.’는 말이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고의 메시지처럼 들렸거든요.”

 

“책은 제 삶의 돌파구였어요. 현실의 힘겨움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무조건 책을 읽었죠.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잡념이 사라지거든요. 책을 읽으면 현실과는 또 다른 세상을 탐험할 수 있어요.”

 

이 책도 최근에 읽는 것, 저 책도 최근에 읽은 것. 한 번에 다섯 권의 책을 겹쳐 읽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무실, 집, 이동하는 차 안 어디든 생활하는 곳곳에 책을 놓고 수시로 읽는다. 무엇보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책을 읽을 때 그는 겹쳐 읽기 방식의 독서가 꽤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우선 한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고요. 반복 읽기가 될 뿐만 아니라 서로 보완적이고 읽을 때도 속도가 나죠. 한 주제에 대해서 여러 권을 읽으니까 내용도 깊어지고요.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리면 자연스럽게 다른 테마로 방향을 돌리는 거죠.”

 

“저에게 책은 존재의 근거를 밝혀주는 가치입니다. 세계 몇 십억 인구 중에 제가 어느 부분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려주거든요. 책을 통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자기가 사는 지점도 알아야 하고, 자신이 누군지도 알아야 하는데 산에 도를 닦는다고 알아지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사람을 알아야 나를 알게 되는 겁니다. 여행을 떠나고 책을 보아야 알 수 있는 거죠.”<건축가 승효상의 서재>

 

 

김성룡

그는 1년에 1백 권 남짓 되는 책을 완독한다. 그 이외에 훑어보는 책까지 합하면 1백 50권은 거뜬히 넘는다.

“복잡한 책일수록 꼭 메모를 합니다. 필요한 요점들을 정리해놓으면 나중에 다시 볼 때 메모한 것만 봐도 도움이 되거든요.”

 

“소크라테스가 남겼던 말 중에 ‘무지의 지(知)’라는 건 바로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겁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사는 사람들이 태반 아닙니가? 독서를 하다보면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죠.“

 

그는 대학 때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해온 아라비아 속담이 있다며 천천히 읊었다.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 바보니까 피해라.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단순하니까 가르쳐 주어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자고 있으니 깨우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 현명한 사람이니 따르라.

 

“후배들에게 항상 이야기를 해줍니다. ‘최소한 내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은 되지말아라. 그것만 벗어나도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말이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1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도 모르고 사는 거죠.”

 

지금 읽었던 걸 그때도 읽었더라면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집은 수녀, 유대의 랍비, 시인, 방랑객, 인디언 등 국경을 뛰어넘은 다양한 고백록과 기도문을 엮어놓은 잠언집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후락)

 

“저는 나이가 들어서야 남자와 여자가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결혼했을 때는 그 사실을 몰랐죠. 그런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책을 읽고 나서 ‘남녀가 이렇게 다르구나.’하고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때 미리 읽었으면 아내에게 훨씬 더 잘해주었을 텐데.’하는 후회가 들더라고요.”

 

또 한 권의 책은 <겨울부모>였다. 자녀들의 거울인 부모의 역할과 올바른 의사소통 방법을 제안해주는 책이다.

“이 책도 아이들을 다 키운 다음에 보게 된 책이에요. 제가 애들한테 귀감이 못되어주었어요.”

 

책과 함께 한 세월만도 30년이다. 어떤 말을 제일 많이 들었겠는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책 좀 소개해주세요.“였다. 하지만 수많은 출판사를 상대하는 그가 어느 한 책만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어떤 한 권의 책을 소개하기보다 더 뜻 깊은 답을 건넨다.

“제일 좋은 책은 당신이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책,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입니다. 그 책을 읽으세요.”

“책은 제 삶입니다. 책에서 지혜를 얻었고 위안을 받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재정립할 수 있었고 이해라는 걸 배웠거든요.”

<출판문화인 김성룡의 서재>

 

책은 청년에게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는 위안이 된다. <로마 철학자 키케로>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

<‘지식인의 서재‘ 15인, P429 중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글 한정원, 행성:B잎새 출판>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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