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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이다. 2권에 걸쳐 700페이지 넘고 내용이 상당히 어렵지만, 이야기의 맥락을 알게 되면 이 소설은 아주 매혹적인 흡인력을 발휘한다. 줄거리는 크게 봐서는 주인공이 수도원인 카스탈리엔에서 자신을 수양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가깝게는 오늘날 성직자의 삶이 비유 될 수도 있겠고, 조금 더 넓게 보자면 한 눈 팔지 않고 한 분야에만 지겨울 듯이 평생을 직업적으로 매달리는 음악가, 예술가 등의 삶, 조금 더 크게 확대해보면 우리들의 삶 전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헤세의 작품을 읽을 때는 마치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는 세속생활에서 출세를 위해 권력과 명예에 매달리며 살아가는 오랜 친구 폴리니오 데시뇨리와의 ..

독서 자료 2021.12.15

청춘(61세와 16세)

성찰의 시 묵화 - 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회화는 말 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회화다.”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인인 시모니데스가 한 말이다. 시는 이미지다. 그렇다보니 회화성이라는 게 필수다. 를 읽으면 머릿속에 수묵으로 그린 듯한 평화로운 그림 한 점이 떠오르는 느낌이다. 단 6행으로 이런 기막힌 그림을 그려낸 김종삼 시인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이 시 한편에는 그 어떤 소설책보다도 두꺼운, 그 어떤 사설보다도 긴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구구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다 하지 않는 미덕, 이것이 이 시의 가장 큰 아름다움이다. 하이쿠 3수 -마쓰오 바쇼 1. 너무 울어서 텅..

독서 자료 2021.12.09

어느 부부산행 이야기!

곧 칠순에 가까운 노부부(처남내외분)가 어느날 산행을 결심하게 된다. 한 분은 무릎관절이 안 좋아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었다. 높은 산 하나를 정복하더니 금년 한 해동안 무려 20여 군데의 크고 작은 산-계룡산, 가야산, 월악산, 월출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 비슬산, 가지산, 운문산, 금오산, 금정산- 등 주말마다 산행을 이어갔다. 비활동성으로 안 좋던 관절도 산행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버지는 멋지시고 어머니는 아름답습니다"의 아들의 격려에 힘입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주말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새벽녘 찬 바람을 헤치고 하루 10시간 이상 두 분이 함께한 산행을 축하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려 본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산행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올 한 해 열심히 사셨고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