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왜 책을 읽지?”
“하나는 재미로, 즉 습관이니까 담배를 피우는 거나 마찬가지야. 읽지 않으면 꼭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처럼 뭔가 기분이 나쁘거든. 그 다음 이유는 나를 알기 위해서야.~ 결국 인간이란 벌어지지 않은 꽃봉오리 같은 것이 아닐까. 책을 읽는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세. 그러나 때로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이 나오네. 그것이 꽃잎을 벌어지게 하는 거지 하나의 꽃잎이 벌어지다가 결국 활짝 피는 것일세”
사실은 오래전부터 필립은 확실히 형이상학만큼 흥미 있는 학문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정말 실제로 인생에 있어서 어느 만큼의 도움이 되는지는 과연 의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블랙스테이블에서 그토록 긴 사색 끝에 얻은 조그마한 철학도 막상 (연인)말드레드에게 빠져 있었을 때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지 않은가.
인생은 어디까지나 인생이었다. 그 무렵 그는 이제 그의 전신을 지배하던 그 감정의 난폭함, 마치 밧줄로 대지에 묶이기라도 한 듯이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던 그 무력함, 그러한 경험들을 회상하고 있었다.
현명한 지혜는 얼마든지 책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판단의 근거가 된 것은 그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뿐이었다. ~ 그를 지배하고 있던 힘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이성의 역할이라고는 다만 그의 온몸과 마음이 구사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손에 넣는가 그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뿐이었다~.
신체적인 결함과 불우한 환경 때문에 체계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소년으로 성장한 필립은 성직에 나가게 하려는 백부의 기대를 어기고 하이델베르그 유학을 떠나 젊음을 즐기며 인생의 친근감을 맛본다. 졸업 후 얼마간은 회계사 사무소에 근무하지만 화가가 되려는 열망은 그로하여금 파리행을 결심하게 만든다. 파리에서의 2년에 걸친 예술 수업 끝에 자신에게 화가적 재능이 없음을 안 필립은 다시 생활을 위해서 런던의 학교에 들어간다.
거기서 말드레드 로저스란 여급과의 만남이 그의 삶을 결정하는 계기가 된다.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노라라는 여자를 놔두고 그냥 이끌려 사랑하고 싶은 말드레드에 푹 빠져든다. 그 무절조한 여자에게 농락당하면서도 애욕에 탐닉한 그는 끝내 무일푼이 되고, 때마침 날아온 친구의 사망소식에 절망적인 기분으로 런던거리를 헤매다 문득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작가 서머싯몸은 11살에 고아가 되면서 그도 외롭고 암울한 유년을 보냈다. 지독한 말더듬이인데다 불행하게 보냈던 유년시절들이 훗날 작가로 성공한 뒤에도 심한 자의식의 고립에 빠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자신의 삶이 오류투성이었고 인간의 본질이 모순덩어리라는 그의 작품을 같은 관점에서 음미해볼 수있는 기회라 여겨진다.
<‘인간의 굴레∥’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윌리엄 서머싯몸 지음/신상웅 옮김,하서 출판>
억새로 엮어 정자지붕을 마무리 하였다. 이제 책장에 책을 몇권 꽂아두고 들판에서 지칠 때 가끔 들리면 심신의 휴식처가 될거 같다!
겨울에는 온통 잿빛이라 삭막하게 보이지만 푸른 잎이 주위를 온통 덮을 때는 오히려 운치있게 다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단짝인 꿀벌 한마리 날아오지 않는 1월의 추위에도 양지바른 곳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애처롭게도 추위에
못견디고 시들겠지만 봄소식을 미리 귀뜀해 주는 거 같아 좋다!
봄내음을 일찍 맡아보기 위해 꺾꽂이를 시도해보았다. 추위가 주춤할 때 가지에 수액이 흐를거라는 생각을 하고 발근제를 바르지 않고 생수에 담아 놓고 새물을 채워주곤하였다. 보름지난 로즈마리와 수양버들은 뿌리가 제법 나왔다. 더 키운 후 따뜻할 때 화분으로 옮겨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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