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는 참말로 자신을 교묘하게 꾸며 지혜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하지만 지혜와는 가장 거리가 멀고 또 지혜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지혜는 사실 선과 악을 구별하는 데에서 제자리를 잡고 있는 데 반하여,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모든 것이 악이라면 속임수는 그 악을 선에 우선한다 할 것이다. 이로부터 이해되는 것은, 법의 원천은 자연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타인의 무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자연에 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혜와 지성을 가장하여 속임수를 쓰는 것보다 더 큰 생활의 위험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유익함이 도덕적 선과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지기수의 경우들이 생겨나게 된다. 불의를 저질렀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고, 모든 것이 은폐되어 비밀 속에 가려진 채로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는, 자신을 억제하고 불의를 행하지 않을 사람을 찾기 어려운 법이다. “저렇게 보면 확실히 도덕적으로 선한 것인데, 이렇게 생각하면 진정 유익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참으로 자연에 의해 하나로 결합된 것을 감히 두 가지 개념으로 분리하는 데에서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인데, 이러한 행위야말로 모든 속임수와 악행과 죄악의 원천이다.
<“의무론 -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부 요약 발췌,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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