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260

탐욕과 삶의 질

학식 있는 인사가 완력을 기르고, 어깨통을 넓히고, 폐활량을 늘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어울리지 않는 일이 아닌가? 식이요법에 성공하고 근육이 늘어난다 해도, 체력과 몸무게가 1등급인 소를 당해내지는 못하네. 또 신체의 부하가 커지면 영혼과 충돌하여 영혼의 움직임이 둔해진다네. 그래서 가능한 한 신체를 줄여서 영혼에게 편히 쉴 여지를 주게. 우선 운동을 하면 거기에 들인 노력만큼 생기가 마르게 되어, 마음을 많이 먹으면 섬세함이 방해가 되네. 오늘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은 땀을 흘린 뒤, 땀을 흘린 대신 그만큼의 음료수를 - 목이 마른만큼 구석구석 스며들도록- 보급했을 때라네. 운동에는 짧은 시간에 끝나는 간단한 것도 있네. 몸을 금방 피로하게 하는 동시에 시간도 절..

독서 자료 2023.06.11

이상적인 여인을 찾아~!

절망적인 희망을 안고 나는 내 방의 모든 구석마다에서 그녀*를 찾습니다.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내 집은 작아서, 이 집에서 한번 사라진 것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님이여, 당신의 저택은 무한히 넓습니다. 그녀를 찾다가 나는 당신의 문 앞까지 왔습니다. 당신의 저녁 하늘이 만든 황금빛 지붕 아래 서서, 나는 간절한 눈을 들어 당신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나는 지금 영원의 가장자리에 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희망도, 행복도, 눈물에 젖어 바라보던 얼굴 모습도. 공허한 내 삶을 저 대양 속에 잠기게 하소서. 그 가장 깊은 곳의 충만함 속에 나를 가라앉게 하소서. 떠나 버린 감미로운 손길을 단 한 번만이라도 이 완전한 우주 안에서 느끼게 하소서. -..

독서 자료 2023.06.06

진정한 사치는 자기 시간을 갖는 것!

고통 : 가난이 내 집 입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어. 이성 : 차지한 게 아니라 지키는 거지. 옛날에 수백 년 동안 가난이 로마를 어떻게 지켰는데, 새삼스럽게 그게 새롭거나 이상할 게 뭔가. 항상 간소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가난의 천막 사이로는 유약한 사치나 몸을 마비시키는 졸음, 마음을 느슨하게 하거나 무기력하게 만드는 술 같은 것이 뚫고 들어갈 수 없어. 고통 : 가난이 우리 집에 갑자기 들이닥쳤어. 이성 : 가난은 도둑과 그보다 더 나쁜 관능에 눈 감지 않고 경계하며, 샘 많은 대중의 험담과 말도 안 되는 판단과 파렴치한 인색과 흔히 부잣집 문 앞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낭비에 물들지 않게 지켜주지. 이 모든 악덕에서 자네 집을 가장 잘 지켜주는 것이 바로 가난이야. 부자가 아무리 잘 베푼다 해도 ..

독서 자료 2023.06.01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실수!

고통 : 난 형제가 날 미워하고 계속 트집을 잡아 이성 : 형제간의 우애보다 더한 사랑은 없어. 하지만 사랑이 미움으로 변하면 이보다 더 제멋대로인 것이 없고 이보다 더 사나운 질투도 없지. 그만큼 형제 사이엔 그들을 움직이는 경쟁심이 활활 타오른다네. 일단 올바른 길을 벗어나면, 상대방에게 굴복해야 한다는 수치심,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욕망, 둘이 함께 간직한 어린 시절의 추억, 서로 애정을 키워왔을 모든 것이 끼어들어 미움과 경멸이 더 커지는 거야. 짐짓 상대에게 잘 맞춰 주는 척, 겸손한 척하며 본성을 거스러는 이 마음의 광기를 살살 달랠 수 있겠지. 하지만 도저히 상대해 줄 수 없게 군다면 혹은 자네 자신이 최선의 태도나 가장 유용한 태도를 억지로라도 보이지 않는다면, 상황이 재..

독서 자료 2023.05.26

우연이 기회가 되려면!

당신을 만나는 것이 이 생에서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니라면, 내가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외롭다는 것을 언제나 느끼게 하소서. 한순간도 잊지 않게 하소서. 이 슬픔의 고뇌를 꿈속에서나 깨어 있을 때나 지니고 다니게 하소서. 나의 날들이 이 세상의 혼잡한 시장 속을 지나가고, 내 두 손이 나날의 이익으로 채워져 갈 때, 내가 실제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음을 느끼게 하소서. 한순간도 잊지 않게 하소서. 이 슬픔의 고뇌를 꿈속에서나 깨어 있을 때나 지니고 다니게 하소서. 내가 지치고 숨이 차서 길가에 앉아 있을 때, 흙먼지 속 낮은 곳에 잠자리를 펼 때, 내 앞에는 아직 긴 여정이 남아 있음을 언제나 느끼게 하소서. 이 슬픔의 고뇌를 꿈속에서나 깨어 있을 때나 지니고 다니게 하소서. 나의 방들이 화려하..

독서 자료 2023.05.23

가위바위보 필승법

내 여행의 시간은 길고, 또 그 길은 멉니다. 나는 태양의 첫 햇살을 수레로 타고 출발해, 수많은 별과 행성들에 자취를 남기며 광막한 세계로 항해를 계속하였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 길을 돌아가야 하며, 가장 단순한 곡조에 이르기 위해 가장 복잡한 시련을 거쳐야만 합니다. 여행자는 자신의 집에 이르기 위해 모든 낯선 문마다 두드려야 하고, 마침내 가장 깊은 성소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바깥세상을 헤매 다녀야 합니다. 눈을 감고 ‘여기 당신이 계십니다!’하고 말하기까지 내 눈은 멀고도 오래 헤매었습니다. ‘아, 당신은 어디에?’ 하는 물음과 외침이 녹아 천 개의 눈물의 강이 되고, ‘내 안에 있다!’라는 확신이 물결처럼 세상에 넘칠 때까지. - 부분 ☞ 타고르는 불과 5년 만에 아..

독서 자료 2023.05.17

들판들과 강을 보기 위해서는

나는 무수한 형상들의 바다 깊은 곳으로 뛰어듭니다. 형상 없는 완벽한 진주를 얻기 위해. 비바람에 지친 나의 이 배로는 더 이상 항구에서 항구로 항해하지 않겠습니다. 파도에 춤추며 즐거워하던 날들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습니다. 이제 나는 기꺼이 죽음을 갈망합니다. 더 이상 죽음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 현이 울리지 않는데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속 음악당으로 내 생명의 현악기를 가지고 가겠습니다. 이제 영원히 곡조에 맞춰 내 악기를 조율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흐느끼며 최후의 곡을 연주하고 나면, 내 침묵하는 악기를 침묵하는 이의 발아래 내려놓겠습니다. * 인도 시인이었던 타고르에게 동양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시집, 기탄잘리는 103편으로 된 산문시로 신, 고독, 사랑..

독서 자료 2023.05.12

금혼식!

금혼식 언젠가 그들은 완전히 별개의 존재였고, 물과 불처럼 확연하게 구별됐었다. 서로의 다른 점을 맹렬히 공격하고픈 열망을 간직한 채 뺏기고 빼앗기를 반복하면서 아주 오랫동안 그들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서, 내 것이 네 것이 되고, 네 것이 내 것이 되었다. 한때 찬란히 작렬하던 번개가 자취를 감추고 난 후 서로의 품 안에서 투명한 공기가 될 때까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해답이 주어졌다. 어느 고요한 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성별의 구분 따위는 점차 희미해지고, 비밀은 전부 불에 타버렸다. 흰 바탕 위에서 모든 빛깔이 자유롭게 섞이듯 공통된 성향 안에서 상반되는 기질들이 어우러졌다. 둘 중에 누가 두..

독서 자료 2023.05.07

오월을 맞으며!

오월을 맞으며! 신록을 바라다보면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오월을 유난히 좋아하신 피천득님의 시 일부이다. 오월은 향기로운 순백의 찔레꽃에서 부터 붉은 장미꽃, 노란 유채꽃, 아름다운 패랭이꽃, 진청색의 붓꽃들이 연두색 잎 새들과 조화를 이루며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계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잿빛 옷에 봄꽃만 걸친 삼사월보다 화사한 꽃과 신록이 있는 오월을 두고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특히 이 달은 나를 있게 해준 가족친지 분들과 교감을 나누고 감사를 표하는 달이기도 하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은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 딸 사랑 해!“ 우리는 으레 오월이면 이런 끈끈한 정을 한번쯤 더 되뇌어 보게 된다.   20세기의..

카테고리 없음 2023.05.03

두 번째 인생!

칼 융은 “건강한 사람은 반드시 두 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후반부를 다 경험하는 것은 아니나 많은 사람이 중년쯤에 전환을 한다고 했다. 이런 전환은 대부분 서서히 찾아오지만 어떤 사람은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철학이 갑자기 변해 후반부로 바로 들어가기도 한다. 억세게 운 좋은 이들은 이미 스무 살도 안 되는 나이에 혁명을 시작해 자기 삶을 전설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젊은 날에 자기 길을 선택한 사람은 이미 20대 초반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북소리만 따라가“ 이른 성공을 이룬다. 이들의 인생은 낙타의 단계는 거치지 않았거나 그곳에는 짧게 머물고 바로 사자와 어린아이로 변한 후 세상 속에서 빛을 내며 초인이 되기도 한다. 자기 길..

독서 자료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