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람들을 장님으로 만든다는 말이 사실인가 봐요. 연인들은 자신들이 저지르는 어리석은 짓들을 볼 수 없으니까요. 만일 볼 수 있다면 큐피드조차 얼굴을 붉히겠죠.<제시카의 대사 중에서>
아, 당신 눈빛이 원망스럽군요. 저를 홀리는 그 눈빛에 제 마음은 그만 두 조각이 나고 말았으니까요. 반 조각은 물론 당신 것이지만, 나머지 반 조각도 제 것은 아니죠. 제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제 것은 또한 당신의 것이니까요. 아 야속한 세상이여,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고 말도 못하다니! 그러나 당신 것은 당신 것이 아닐 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것은 약속을 깨뜨린 제 탓이 아니라 아마 그렇게 만든 운명 탓일 겁니다.<포셔의 대사 중에서>
자고로 겉모습이 그럴 듯해도 속은 겉과 다를 수 있는 법, 그럼에도 세상 사람들은 늘 그럴 듯한 겉모습으로 모든 걸 판단하곤 하지. 아무리 썩어빠진 추한 소송사건도 그럴 듯한 변론으로 포장하면 사악한 표면은 가려져서 보이지도 않게 마련이지.
종교도 마찬가지야. 성직자가 근엄한 표정으로 축복해 주고 성경 말씀을 인용하여 정당화하면 아무리 저주받아 마땅한 죄라도 충분히 가려지지 않던가. 그 어떤 악덕도 그대로 드러나는 법이 없어. 늘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그 겉모습을 달리 보이게 하지 않던가? 미인들은 또 어떠한가. 그 아름다움도 실제로는 얼굴에 덕지덕지 처바른 화장품의 무게에 달려있게 마련이지. 화장을 두텁게 하는 여성일수록 그 마음은 얄팍한 법이니. 이야말로 자연의 신비가 아닐 수 없지.
허식이란 바다 속으로 사람을 교활하게 유혹하는 음흉한 파도요. 인도 여인의 검은 얼굴을 감싼 아름다운 면사포에 불과해. 한마디로 그럴 듯한 겉모습이란 가장 현명한 사람마저 교활하게 함정에 몰아넣는 허울뿐인 진실인 게지. <포셔의 구혼자 바시니오 대사 중에서>
친구들이란 대화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영혼이 우정의 굴레로 맺어진 존재들이죠. 그래서 그 외양이나 태도, 기질이 서로 비슷해지죠. <포셔의 대사 중에서>
자비란 그 성격상 강요되는 것이 아니오.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단비와 같은 것으로 일종의 축복이죠. 나아가 자비는 이중의 축복에 해당되니, 주는 자와 받는 자를 함께 축복하는 것이기 때문이오. 자비는 모든 미덕 중 에서도 최고의 미덕이며, 왕관보다 더 왕을 왕답게 해주는 덕성이기도 하오. 왕의 왕홀은 현세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두려움과 공포를 상징하지만, 자비는 왕의 가슴속에 있는 신이 베푸는 최상의 미덕이오. 따라서 이 왕홀의 위력을 능가하게 마련이지. 그대가 요구하는 바는 정의지만 정의만 내세우면 그 어느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오. (그러니 유대인이여), 우리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늘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서로 자비를 베풀 것을 가르치고 있소.<안토니오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차용증서의 법적 정의와 효력보다 자비를 설명하는 포셔 대사 중에서>
우리 앉아서 음악소리나 들읍시다. 이렇게 부드럽고 조용한 밤에는 감미로운 음악소리가 귓속으로 더 파고들어오는 법이지. 앉아 보시오, 제시카. 저 찬란한 밤하늘을 쳐다봐요. 반짝이는 황금접시가 하늘을 온통 수놓아 가며 천사처럼 노래 부르고 있소. 아기 천사들의 연주에 맞추어서 말이오. 썩어 사라질 진흙 같은 인간의 영혼 속에도 저런 불멸의 화음이 있는 법이오! 그러나 우린 천체의 그 조화로운 소릴 들을 수 없다오. 우리 성스러운 음악으로 달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를 깨웁시다!<제시카의 애인이자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의 친구 대사 중에서>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는 까마귀 울음 소리도 종달새 울음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리는 법이지. 하지만 대낮에 거위 떼가 꽥꽥거리는 가운데 울어대는 소쩍새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굴뚝새의 울음 소리만 못한 소음처럼 들리는 법이거든. 세상만사, 다 제때를 만나 적당한 양념이 더해져야 진가도 발휘되고 정당한 칭찬도 받을 수 있는 법이지.<연인인 포셔와 로렌조의 대사 중에서>
내 얼굴색 때문에 나를 싫어하지는 마시오. 이 색깔은 작열하는 태양이 내게 입혀 준 검은 옷이니까.
무슨 일을 시키든 달팽이같이 느려 터지고, 대낮에도 샐쾡이처럼 잠만 자니, 꿀도 못 만드는 벌을 우리 집에다 놔둔 셈이지.
비너스의 수레를 끄는 비둘기도 새로 맺은 사랑의 맹세를 지킬 때는 재빠르게 날지만, 이미 맺어진 사랑의 맹세를 지킬 때는 거북이 걸음이라더군!
신성한 것을 증거로 들고 나오는 사악한 인간은 마치 미소 띤 얼굴을 한 악당과 같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썩어버린 사과 같은 것. 오! 거짓은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구나!
악마는 그의 목적을 위해서는 성서를 인용한다.
사랑에 빠지면 눈이 멀기에, 연인들은 스스로 저지르는 어리석은 일들을 볼 수가 없는 게지요.
사람은 너무 행복에 겨우면 가진 거라곤 없이 가난에 쪼들릴 때와 마찬가지로 괴로운 것이지요.
연인들은 언제나 약속시간보다 일찍 달려온다.
경박한 아내는 남편을 침울하게 만든다.
세상엔 입을 떡 벌린 통돼지구이가 싫다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만 보면 미쳐버리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가죽피리 소리만 들으면 소변이 마려워 참기 힘들다는 사람도 있죠. 감정의 주인인 기질이 사람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구두창에다 그렇게 칼을 갈지 말고 차라리 네 영혼 밑바닥에 대고 날카롭게 갈아라.
큰 영광이 있으면 작은 영광은 그 앞에서 희미해지게 마련이지. 왕이 없을 때는 대리 통치인도 왕처럼 빛나지만 왕이 돌아오면 그의 위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마치 시냇물이 바다에 빨려드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베니스상인의 줄거리는 고리대금업자와 베니스 상인 그리고 그들의 딸인 포셔, 제시카의 젊은 사랑이야기들로 주로 꾸며진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돈과 자기 신체의 일부인 가슴살 1파운드를 내놓아야 하는 법정 소송이야기들로 흥미롭게 주고받는다. 포셔는 살 1파운드를 자르지만 더도 덜도 말고 정확해야하며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려서는 안 된다는 명 판결을 이끌어 낸다. 오늘날 법망을 피해 악덕 사채업자가 악용하는 신체포기각서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다. 1600년의 유럽 사회상을 소재로 엮었지만 인간의 내부 심리를 절묘하게 잘 묘사하여 셰익스피어만이 할 수 있는 걸작의 희극작품이라고 여겨진다. 다만 유태인을 악덕 고리대금업자로 등장시키고 대사 중에 그들을 비하하는 듯한 인종차별적인 내용들이 있어 아쉽지만 그 당시 런던 시민이 가지고 있던 증오심과 반 유대 감정을 작품 속에서 엿볼 수가 있었다. <중산>
광안대교
해운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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