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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서의 삶 - 마리아 샵들렌

농부들은 사랑의 슬픔으로 죽지 않고, 평생 그 슬픔을 표시하며 비극적으로 살지도 않는다. 그들은 자연에 아주 가깝다. 그래서 중요한 사물들의 본질적인 서열을 아주 분명하게 지각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고귀하고 비장한 표현을 피하고, ‘사랑’ 대신에 ‘우정’을, ‘고통` 대신에 ‘갑갑함’이란 말을 기꺼이 쓰는 것 같다. 매일의 노동, 수확, 미래의 안락함과 관계된 보다 진지한 중요성을 지닌 다른 걱정거리들을 옆에 두고 살면서, 마음의 아픔과 기쁨에 대한 그 말들의 상대적인 크기를 간직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이 땅의 한구석이 장애물 하나 없이 기막히게 정지(整地) 되어서 마침내 경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녀(샵들렌)의 머릿속에 스며들자, 그녀는 일종의 도취 상태에 빠졌다. 그녀가 깨달았던 그대로..

독서 자료 2021.06.10

나는 걷는다, 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

나는 걷는다, 파리 리옹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나이가 들면서 크고 작은 병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심혈관계 질환, 전립선질환의 초기 증상, 나날이 감퇴되는 기억력, 그리고 평발, 타고난 체력 덕에 내가 그 먼 거리를 걸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몹시 의아할 것이다. 게다가 몇 주 전에는 경동맥에 협착증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혈관 벽이 쌓여 달라붙은 지방이 만일의 경우에 떨어져 나가면 뇌혈관 질환을 일으켜 사망이나 반신불수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생명 수류탄의 안전핀이 뽑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너무 늦었다. 10년 전이라면 왜 못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매일 짧은 거리를 걷거나 조깅을 한 다음 팔다리를 쭉 뻗으며 체조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는 소..

독서 자료 2021.06.05

왕도로 가는 길

저렇게 얽힌 밀림을 뚫고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인가? 이미 남들도 그런 일을 겪었다면 나라고 왜 못 할까? 이 불안스러운 단정을 내리자 캄보디아 밀림 지대의 구름 덮인 침울한 하늘과 이름 모를 곤충들에게 구멍이 뚫린 나뭇잎들로 빽빽하게 얽힌 밀림의 환상이 말 없는 위협으로 딱 앞을 가로막는 것이었다. “젊음이란 종교와 같은 거야. 언제나 종국에 가서는 개종을 해야 하는 종교...왕이 된다는 건 천치 같은 장난이지. 중요한 건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는 거야. 나는 빈주먹으로 이럭저럭 깊숙이 북 라오스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정복당하지 않은 여러 부족의 추장들과 동맹을 맺었지. 이렇게 십오 년 동안을 해 왔어. 그들 중에는 아둔한 인간과 용감한 인간이 섞여 있지만 하나씩 하나씩 그들을 내 손아귀에 넣었지. ..

독서 자료 2021.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