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
세상을 바꾸고픈 마음은 잘 안다. 변혁을 바라는 뜨거운 염원도 알겠다. 하지만 진심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사람들에게 호소하며 시위를 하거나 집단행동에 나선다 해도 그 길 끝에는 폭력과 전쟁이 기다릴 뿐이다.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나를 먼저 바꿔야 한다. 손익을 슬쩍 계산해 일을 결정하거나, 참을성 없이 곧바로 화를 내거나, 타인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행동을 삼가라.
손해를 볼까 노심초사하는 성격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자신을 바꿔가는 것이 폭력 없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시간>(1934)
내 운명을 온전히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내 응석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사랑하고,
더 나아가 내 운명까지도 사랑하는 것이다.
운명이 날 위해 가져다주는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설령 지금은 그 의미를 알 수 없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더라도,
거부하거나 멀리하거나 뒤로 미루지 말고 스스로 기쁘게 받아들여
미소를 띠면서 사랑하라.
-<사랑의 길>(1918)
나를 충분히 사랑하라
나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지 말라. 날 업신여기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
나를 제대로 사랑하라. 스스로를 사랑하면 내면의 모든 것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영혼이 다듬어지면 타인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불행이 사라지며 행복이 스며들어 퍼진다.
-<마르틴의 일기에서>
고독하라
고독하라
화려한 거리에서 나와 혼자가 돼라. 웃음소리와 시끌벅적 함, 달콤한 유혹에서 멀리 떨어져 내 모습을 찾아라. 부모에게서도 당연히 멀리 덜어져야 한다. 지금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말해두겠다.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는 걸.
진정으로 고독해지는 그 순간, 처음으로 내 운명이 빛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때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겨우 발견하게 된다. 비로소 나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다. 그렇게 진정한 어른이 된다.
-<고독에 대하여>
고통 속에서 진정한 경험이 쌓인다.
여기저기에서 즐거움이 팔린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 쾌락을 주는 것, 도취시키는 것, 뭐든 돈으로 쉽게 살 수 있다. 하지만 그중 진정한 가치를 지닌 건 아무것도 없다. 내 피를 단 한 방울도 바치지 않고 얻은 것이기에 그렇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든, 작은 감정이든, 몹시 고통스러워하거나 많이 사랑하거나 격렬히 원하거나, 또는 자신의 일부를 희생해서 얻은 게 아니라면 그건 우리의 경험이 될 수 없다.
인생의 진실, 즉 진정한 인생의 경험은 이렇게밖에 얻을 수 없다. 다른 건 전부 가짜이거나 눈속임일 뿐, 내 인생 경험이 될 수는 없다.
-<마음의 부>
자유로운 삶에는 각오가 필요하다.
자유로운 삶이란 그리 간단치 않다. 나다운 삶의 방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충돌과 오해를 일으킨다. 이 세상에는 규칙이나 도덕, 불문율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그 틀 안에서 만족하는 사람만 좋아해주는 곳이 세상이다.
그런 세상과 다투면 당연히 분쟁이 일어난다. 그 분쟁을 어떻게 참고 견딜지 또는 저항할지, 아니면 경우에 따라 순응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각오가 없다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없다.
-<시간>(1956)
죽음마저 사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그다음은 아버지를 사랑하고, 나아가 가까운 사람들을 사랑하고,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고, 고향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이윽고 싫어하던 사람도 사랑하는 것. 그리하여 우리는 죽음마저도 사랑하게 된다. 마침내 죽음은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 된다.
-<황야의 이리>
엄숙한 축제
죽음은 인생의 종막에 닫히는 무겁고 어두운 무대막이 아니다. 죽음은 축제다. 인생의 수많은 축제 중에서도 가장 엄숙한 축제다.
-<기억을 위하여>
독창적인 인생을 시작하라
우리는 사실 자기 뜻대로 일을 결정하지 않는다. 좋고 나쁨을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 세상과 타인의 방법을 흉내 낼 뿐이다. 그래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망설임과 후회가 남는다. 그럴 바에야 한 번쯤은 스스로 완전한 알몸이 돼야 한다. 어떤 충동이 내면에서 솟아나는지, 무엇이 갖고 싶은지, 어떤 점이 불안한지, 무엇이 자신을 괴롭히는지 분명히 확인하라.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진정한 나의 가치관과 선악의 기준을 분명히 세우라. 흉내 내기가 아닌 나만의 독창적인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일기>(1921)
인생의 잡무에 시달리지 마라
인생을 혼돈스럽다고 느끼는 건 갖은 잡무나 고민,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며 마음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그런 혼돈으로 채우고 싶지 않다면 음악의 감성이 필요하다. 마치 나 자신과 내 일이 공명(共鳴)하는 듯한 감각으로 일하는 것이다.
그 감각을 알게 되면 일에 자연스레 조화가 생기고 일 쪽에서도 기분 좋게 받아들인 듯 느낀다. 나머지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인생은 그 쾌감을 중심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단단한 심지로 지탱한 인생은 바깥 소음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시간>(1910)
진지하게 살아가라
갖고 싶은 걸 억지로 얻어내고 온갖 즐거움을 좇고 돈을 한껏 모아 봐도 마음만 텅 빌 뿐이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건 의미, 살아가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건 세상 어디를 뒤져도 찾을 수 없다. 인생의 의미란 진지하게 살아갈 때에 나에게서 나에게로 전해지는 것이다. 그런 나를 묵묵히 도와주는 것이 성서나 철학이다.
-<서간>(1933)
솔직하게 기뻐하라
기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참지 말고 솔직하게 기뻐하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있으니 점잔 빼지 말고 솔직하게 아름다움에 감탄하자. 소나타 변주곡에 넋을 잃고 황홀해하는 것과 재롱부리는 새끼 고양이가 머리를 갸우뚱하는 모습을 귀여워하는 감수성은 똑 같은 것이다. 젠체할 수 있는 데에만 심원한 아름다움이 있는 건 아니다. 인생의 나날엔 작고 아름다운 일들이 가득 있어 우리를 기쁘게 해주기에.
-<행복>
사람은 자신을 속이며 살아간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하지만 나무나 구름, 파도 같은 자연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늘 무언가로 존재하려고 자신을 속이고 치장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가면을 쓰고 치장한 내가 진정한 나보다 더 소중하기라도 한 듯이.
-<페터 카멘친트>
꿈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
사람은 다양한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저것 하고 싶어 하며 여러 가지 꿈을 꾼다. 하지만 대부분 실현되지 않는다. 그 꿈이 내 능력에서 자연스레 솟아난 나만의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꿈들은 순간의 무책임한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데미안>
행복의 결정 요인
그대는 지금 행복한가.
혹시 가진 게 부족하다며 불행을 호소하는 건가. 잃은 게 너무 많아서 불행하다 우겨대는 건가. 아니면 환경이 나쁘다고 탓하는 것인가.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이든 우린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은 소유나 조건, 환경에 달려 있지 않다. 행복은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서간>(1901)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사회통념을 따라 윤리적으로 살고, 선하다 평가받는 행동을 하고, 가능한 예의 바르게 사람들을 대해도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돈이나 땅, 커다란 저택, 멋진 명화를 많이 소유한다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바로 사랑하고 찬미하는 사람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한다.
-<마르틴의 일기에서>
<‘헤세를 읽는 아침’에서 극히 일부 발췌, 헤르만 헤세 글, 시라토리 하루히코 편역, 박선형님 옮김, 프롬북스출판>
* 헤르만 헤세: 20세기 위대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이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가이기도 한 그는 1877년 독일 독일 칼브에서 태어났다. 14세 때 명문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라는 생각으로 신학교를 도망친다. 시계부품공장 견습공을 전전하다 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청춘은 아름다워>,<데미안>,<싯다르타>, <유리알 유희>등의 주옥같은 소설로 사랑을 받았다. 12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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