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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절망!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달 -정석주, 전문 시인은 대추 한 알이 익는 데도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과 같은 고난이 있었다고 노래합니다. 이 말은 거꾸로 이런 고난이 없었다면 대추가 붉어지지도 둥글게 영글지도 않았다는 말이지요.   "절망은 정신, 곧 자기 내부의 병이다. 따라서 거기에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첫째는 절망하여 자기를 의식하지 않는 경우이고, 둘째는 절망하여 자기 자신이려고 하지 않는 경우이며, 셋째는 절망하여 자기 자신이려고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키르케고르의 설명에 따르면, 절망하여 자기를 의식하지 않는 경..

독서 자료 2024.06.20

행복/ 폴 세잔!

나는 세계에서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생활의 걱정이 없고대학을 다녔으니배움의 부족함도 없고시인이니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여자 생각도 없고아이가 없으니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집도 있으니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아내가 다 사주니무슨 불평이 있겠는가더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니이 우주에서가장 강력한 분이나의 빽이시니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 천상병, 전문 이 시에서 시적 화자가 취하기 관점에서 보면, 부탄왕국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통계 결과가 쉽게 이해가 갑니다. 부탄왕국이 아니라 한국, 다시 말해 후기 자본주의가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욕망을 자극하고 소비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기인으로 산 천상병 시인처럼 마음을 가난하게 갖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

독서 자료 2024.06.16

내 젊음의 초상!

내 젊음의 초상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먼 과거로부터내 젊음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지난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불타고 있는가를. 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 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나는 그 길을 두 번 다시 걷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내 길을 성실하게 걸어왔고그 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잘못도 실패도 많았지만나는 절대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 헤르만 헤세   늙어 감! 아직 몸의 상태가 나무랄 데 없는 75세의 여인은 고통스러운 류머티즘 때문에 전문의를 찾았다. 그녀는 왜 지금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의사에게 이 몹쓸 병을 몸에서 몰아내달라고 호소했다. 남자 의사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하면서 이렇게 ..

독서 자료 2024.06.12

그대 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그대 있음에내 마음이 자라거늘오, 그리움이여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그대 있음에삶의 뜻을 배우니오, 그리움이여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 김남조,전문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그’를 ‘그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를 ‘그대’로서 대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김남조(1927~2023) 시인의 시에서 내용을 잘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에서 주목해야 할 곳은 당연히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라는 구절입니다. 상식대로라면, 먼저 내가 있어야 ‘그대’가 있지요. ..

독서 자료 2024.06.07

특권의식

이기고 있을 때는 욕심을 버려라 최고의 선수는 모두 그렇게 한다. 훌륭한 후퇴는 곧 용감한 공격이다. 업적을 이뤘다면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이 오래 지속된다면 오히려 의심스러운 일이다. 차라리 적당히 실패하는 게 더 안전하다. 성공의 달콤한 맛은 실패의 쓴맛과 적절히 섞어야 좋다. 운이 계속 따라줘서 높이 올라갈수록 추락의 위험은 더 커진다. 행운의 여신이 선사한 즐거움은 그 강렬함에 비해 굉장히 짧다. 행운의 여신은 쉽게 싫증을 느끼므로 한 사람에게 오래 머물지 않는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 발타자르 그라시안 : 1601년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에서 태어 남.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17세기가 낳은 최고의 작가로 평가된다. 이후 쇼펜하우어, 니체 등 당대 위대한 철학자들에게 ‘지..

독서 자료 2024.06.04

쌀 찧는 소리를 들으며!

쌀 찧는 소리를 들으며 쌀은 찧어질 때몹시 아프겠지만다 찧어진 뒤엔솜처럼 새하얗다.사람의 세상살이도이와 같은 것.고난은 너를 연마하여보석이 되게 한다.  - 호찌민     지혜롭게 보복하는 법 적을 증오할 때, 우리는 적에게 지배권을 넘겨주게 된다. 잠, 식욕, 혈압, 건강, 행복은 적의 손안에 들어간다. 우리가 적 때문에 걱정하고, 자책하고, 앙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면 적들은 기뻐 춤을 출 것이다. 증오해봤자 그들의 머리털 하나 해치지 못한다. 도리어 낮과 밤을 지옥과 같은 혼란으로 가득 채울 뿐이다. 증오는 음식 맛을 즐기지도 못하게 만든다. 성경은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리라”라고 말한다. 적을 용서하고 잊어버리는 확실한 방법 하나는 자신의..

독서 자료 2024.05.31

어리석은 사람!

키 부끄럽게도여태껏 나는자신만을 위하여 울어 왔습니다 아직도 가장 아픈 속울음은언제나 나 자신을 위하여터져 나오니 얼마나 더 나이를 먹어야마음은 자라고마음의 키가 얼마나 자라야남의 몫도 울게 될까요 삶이 아파 설운 날에도나 외엔 볼 수 없는 눈삶이 기뻐 웃는 때에도내 웃음소리만 들리는 귀내 마음이 난장인 줄미처 몰랐습니다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 - 유안진    어리석은 일에 빠져들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이란 허영심이 강하고, 건방지고, 자기중심적이며, 신뢰할 수 없고 변덕이 심하며, 완고하고, 비현실적인 데다 종잡을 수 없고, 과장된 행동을 하고, 따지기를 좋아하며, 모순적이고, 편을 나누며, 일방적이고 편협된 모든 종류의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은 모두 무례한 괴물과도 같다. 마음의 기형은 몸의 기형보다 더..

독서 자료 2024.05.26

뉴스 없이, 신발 없이!

나는 주중에는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러나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아침에 몇 시간이라도 여유를 누리려 노력한다. 하필이면 이런 게으른 기간에 주로 흥미진진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온종일 빈둥댈 때 뇌는 휴식을 얻는다. 영국 노벨의학상 수상자 폴 너스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압박이 없어야 새로운 생각이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우수한 연구자가 되고 싶다면 너무 열심히 일해선 안 됩니다.” 몰디브 리조트 슬로건은 “no news, no shoes(뉴스 없이, 신발 없이)”이다. 나는 이 슬로건이 좋다. 삶과 과도한 자극과 대립각을 단 네 단어로 요약한다. 팬데믹이 활동 반경을 좁힌 것은 맞다. 지역건강보험조합(AOK) 과학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자주한 직원들이 그렇지 않..

독서 자료 2024.05.22

군중 속에서만 편해지는 사람!

고독은 거리로 재는 것이 아니라 날짜로 세는 것이다. 고독은 언제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영국에는 고독할 수 있는 거리들, 도로변들, 수천만 개의 장소와 높이 솟은 언덕들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고독은 거리로 재는 것이 아니라 날짜로 세는 것이다. 고독은 모든 인간이 매일매일 새롭고 자유롭게 다스릴 수 있는 자신만의 영토와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인간은 살아갈 나날만큼 고독을 품을 수 있다. 고독은 지상에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 고독의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아니고, 고독에서 우러나온 침묵이 훼손되는 법도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혼자였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아니, 고독은 날짜로 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수만큼 셀 수 ..

독서 자료 2024.05.19

고독에 대하여!

세상사에 집착하는 한 수도원에 가든 사막에 가든 그것은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닌다. 먼저 지나친 욕망에서 해방돼 자신을 억압하는 짐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여기저기 떠돌아다닐수록 환자처럼 더 해로운 일만 일어날 것이다. 당신은 말하겠지, 마침내 쇠사슬을 끊어버렸다고.개는 자기를 단단히 묶고 있던 쇠사슬을  갉아서 끊고 달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발치에서 덜거덕거리며 끌려오는 사슬을 느낀다.- 루크레티우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은 우리 자신을 위해 평화롭게 쉬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시오! 신이 우리에게 이사 준비를 하고 그걸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일로부터 해방시켜 주셨으니, 어서 짐을 싸서 친구들을 떠나자. 우리가 매여 있는 외부라는 속박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정도 떼버려..

독서 자료 2024.05.15